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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통사

4장 중앙정치체제의 재편

고구려의 중앙정치체제는 6세기 중반을 전후해 새롭게 재편되었다. 531년 안장왕의 피살과 안원왕 말년(545년)의 왕위계승전 등 잇따른 정쟁으로 왕권이 약화되는 가운데 국왕 중심의 국가운영원리와 권력분배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었다. 이에 실권 귀족들이 상호 간의 타협이나 무력경쟁을 통해 정치권력을 분점하며 국정 운영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종전의 국왕 중심 중앙집권체제가 귀족연립체제주 001
각주 001)
‘귀족연립체제’는 본래 신라 하대의 정치체제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에서 유래한 것이다. 신라 하대에는 “왕권이 크게 쇠퇴하며 왕권을 중심으로 통제되었던 귀족들이 다시 정권을 장악하며 분열했다”고 이해한 다음, 이를 ‘귀족연립정치’로 규정했다(이기백, 1974, 253~254쪽; 1996, 329~359쪽). 이에 고구려도 6세기 중반 이후 왕권이 약화되며 귀족들이 권력을 분점해 국정 운영을 주도했다고 이해한 다음, ‘귀족연립정치’라는 개념을 원용하여 ‘귀족연립정권’으로 규정했다(노태돈, 1976; 1999, 437~448쪽). 그런데 ‘귀족연립정치’나 ‘귀족연립정권’은 특정한 정치 형태(현상)나 특정 시기의 정권을 지칭하는 인상이 강하다. 두 개념이 신라 하대나 고구려 후기 정치체제를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점을 고려하면, 용어를 조금 더 정치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이에 고구려 후기 정치체제가 귀족연립정권으로 운영되었다고 보면서도 초·중기 정치체제와 대비할 때는 ‘귀족연립체제’로 일컫기도 했다(임기환, 1995; 2004, 282~298쪽), 이 글에서는 고구려 후기에 장기간 지속된 정치체제를 지칭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중기의 ‘국왕 중심 중앙집권체제’와 대비해 ‘귀족연립체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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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전환된 것이다.
고구려 후기의 정치사와 관련한 사료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지만, 여러 사서와 금석문에는 비록 단편적이지만 중앙정치체제의 구조와 운영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사료가 산재해 있다. 가령 『한원(翰苑)』에 인용된 『고려기(高麗記)』를 비롯하여 중국 정사 고구려전에는 관등제의 구성이나 운영과 관련한 사료가 있고, 관등제와 관직제도 및 신분제의 상호 연관성을 전하는 사료도 다수 확인된다.
또 고구려 관등과 신라 관등을 대비한 『삼국사기』 직관지 기사는 고구려 후기 관등제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시사를 주며, 『일본서기』에 나오는 고구려 사신의 관등 기사나 〈평양성각자성석〉 축성 책임자의 관등 기사는 각 관등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최근 발견된 고구려 유민 묘지명에는 관등이나 관직과 관련한 새로운 사료가 많이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여러 사료를 종합하여 다각도로 검토한다면, 후기 중앙정치체제의 구조와 운영양상을 새롭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이 글에서는 관련 사료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관등제의 구성과 운영 양상을 고찰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후기 정치체제에서 중추 역할을 담당한 대대로(大對盧)·막리지(莫離支)·대로(對盧) 등의 실체와 연관성을 검토하여 귀족연립체제의 권력구조와 운영양상을 새롭게 이해하고자 한다. 아울러 여러 문헌사료와 금석문을 종합하여 관등제와 관직제도의 상호 연관성을 검토한 다음, 이를 토대로 중앙관서의 운영체계 및 관제(官制) 운영에 나타난 신분제의 구조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 각주 001)
    ‘귀족연립체제’는 본래 신라 하대의 정치체제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에서 유래한 것이다. 신라 하대에는 “왕권이 크게 쇠퇴하며 왕권을 중심으로 통제되었던 귀족들이 다시 정권을 장악하며 분열했다”고 이해한 다음, 이를 ‘귀족연립정치’로 규정했다(이기백, 1974, 253~254쪽; 1996, 329~359쪽). 이에 고구려도 6세기 중반 이후 왕권이 약화되며 귀족들이 권력을 분점해 국정 운영을 주도했다고 이해한 다음, ‘귀족연립정치’라는 개념을 원용하여 ‘귀족연립정권’으로 규정했다(노태돈, 1976; 1999, 437~448쪽). 그런데 ‘귀족연립정치’나 ‘귀족연립정권’은 특정한 정치 형태(현상)나 특정 시기의 정권을 지칭하는 인상이 강하다. 두 개념이 신라 하대나 고구려 후기 정치체제를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점을 고려하면, 용어를 조금 더 정치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이에 고구려 후기 정치체제가 귀족연립정권으로 운영되었다고 보면서도 초·중기 정치체제와 대비할 때는 ‘귀족연립체제’로 일컫기도 했다(임기환, 1995; 2004, 282~298쪽), 이 글에서는 고구려 후기에 장기간 지속된 정치체제를 지칭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중기의 ‘국왕 중심 중앙집권체제’와 대비해 ‘귀족연립체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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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중앙정치체제의 재편 자료번호 : gt.d_0005_0020_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