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무기 및 무구
3장 무기 및 무구
고구려는 발달된 제철기술과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고대 동북아시아의 강국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와 같은 군사력은 고구려의 자연환경에 맞게 잘 정비된 군사조직과 전술체계 그리고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무기와 무구, 강력한 중장기병의 운용 등이 바탕이 되었다. 그렇지만 신라나 가야의 고분과는 달리 고구려의 적석총과 석실분에서는 도굴 등으로 인해 무기와 무구의 실물자료가 거의 출토되지 않아 관련 연구에 어려움이 많다. 그나마 성곽유적에서 철촉, 철모, 철부, 철도 그리고 찰갑 등이 발견되고 있다. 또한 고구려 유적에 남아있는 여러 생생한 고분벽화에는 당시 고구려 군대가 사용하였던 무기와 무구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군사편제도 참고할 수 있어 부족한 실물자료를 보완해주고 있다.
이 장에서는 고구려 유적에서 출토된 각종 유물과 고분벽화 그리고 문헌기록 등을 바탕으로 고구려의 무기와 무구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무기(武器)는 전쟁이나 싸움에 사용되는 기구를 통틀어 이르는 용어이다. 그리고 무구(武具)의 사전적 정의 역시 무기와 동일하지만, 무기는 공격용 무기를, 무구는 방어용 무기를 지칭하기도 한다.
표1 | 『위략』과 『주서』에 보이는 고구려의 무기체계(李廷斌, 2010)
| 구분 | 『위략(魏略)』 | 『주서(周書)』 | ||
| 공격무기 | 원사무기 | 노(弩) | ||
| 궁(弓)[맥궁(貊弓)] | 궁(弓) | |||
| 전(箭) | ||||
| 근접무기 | 장병기 | 극(戟) | ||
| 삭(矟) | ||||
| 모(矛) | 모(矛) | |||
| 단병기 | 연(鋋) | |||
| 도(刀) | ||||
| 방어무기 | 개갑 | 개(鎧) | 갑(甲) | |
일반적으로 공격용 무기는 활(弓)과 화살, 쇠뇌(弩)와 같은 원거리 무기와 도(刀)·검(劍)·도끼(斧)·창(矛)·꺾창(戈)·극(戟)·낫(鎌) 등의 근거리 무기, 그리고 충차와 포차,주 003 사다리 같은 공성용 무기로 나뉜다. 방어용 무기로는 갑옷(甲)과 투구(冑) 및 방패와 같은 개인용 방어구 외에도 마름쇠, 노포(弩砲)와 포노(砲弩) 등과 같이 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 있다.
이들 중 공성용 무기와 방패는 아직까지 실물로 발견된 사례가 없다. 다만 고분벽화에서 보병이 착용하고 있는 방패의 기본 형태는 파악이 가능하다. 그리고 벽화에 그려진 중장기병의 모습에서 말갑옷인 마갑(馬甲)과 투구인 마주(馬冑)의 사용도 확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