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학생을 파견하여 수사(水師)와 무비(武備) 등을 학당(學堂)에서 교육받게 하고자 한다고 북양대신(北洋大臣)이 총리아문(總理衙門)에 보낸 문서조선국왕이 보낸 서신 등 첨부 문서
조선에서 학생을 천진에 파견해 水師·武備 各 學堂에서 교육을 받게 하고자 합니다.
3월 23일, 北洋大臣 李鴻章이 다음과 같은 문서를 보내왔다.
總理朝鮮交涉通商事宜 직함을 지닌 道臺 袁世凱로부터 다음과 같은 보고를 받았습니다.
조선 국왕이 학생을 골라 천진으로 파견하여 水師·武備 學堂에서 교육을 받게 하고자 합니다.
조선 국왕이 서신으로 파견을 요청하기를 기다려 그때 적당히 참작하여 파견을 허락하면 될 것이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다만 파견되는 학생은 반드시 어리고 중국어에 능숙하여야 비로소 진보가 있을 것입니다. 이미 이에 대해서는 귀 아문에 자문으로 보내 살펴보시게 한 바 있습니다. 그 뒤 3월 19일 道臺 袁世凱가 보내온 다음과 같은 전보를 받았습니다.
전에 국왕이 사람을 천진에 보내 다시 학생을 파견하겠다고 하였고, 중국 측 요청에 따라 어린아이 가운데 자질이 뛰어나고 중국어에 능통한 10명을 파견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선발이 되면 바로 보내야 하는데 일단 시기를 반드시 정할 필요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조선인이 일을 느리게 처리하다보니 수개월 이후가 아니라면 아마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어린아이는 많이 구하기 어렵습니다.
역시 이 점에 대해 각 학당에 나누어 알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천진에 새로 파견된 駐津督理商務 李冕相이 천진에 와서 조선 국왕의 다음과 같은 서신을 올렸습니다.
곧바로 소년 자제 가운데 자질이 있는 사람 약간을 선발하여 各局 學堂으로 보내고자 하니 입학시켜 함께 교육을 받음으로써 유용한 기예를 완성시켜 주시길 요청합니다.
이에 대한 답장을 각기 나누어 알리는 것 외에, 마땅히 왕래한 서신 원고를 초록하여 귀 아문에 보내니 번거롭더라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첨부문서:
별지: 「조선 국왕이 보낸 서신」:(1) 조선의 국경이 평안하게 되었으니 배려에 감사합니다. (2) 소년 자제 가운데서 재주가 뛰어난 사람 약간을 뽑아 천진에 보내려고 하니 水師·武備學堂에 들어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1. 「조선 국왕과 왕래한 서신 원고의 초록」
李 中堂大人께.
파도와 섬이 굽이지고 얽힌 데다가 千山으로 멀리 떨어졌 있지만, 공경하는 마음 그치지 않아 몹시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지난해 기쁘게도 생신을 맞아 축하드리는 뜻에서 변변치 못한 것을 보내드렸는데 수고롭게도 고맙다고 하시니 죄송한 마음만 늘어납니다. 이번 여름 袁世凱總理가주 001 받아온 회답을 통해 각하께 상서로운 일만 생기고 하시는 일도 아주 잘 되어 가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정을 베푸시어 국토가 더욱 굳건하니 멀리서나마 듣고 더욱 흠모하고 있습니다. 이번 가을 제 나이가 오십이라고 일찍이 袁世凱總理를 통해 幛聯을 보내주시고 아울러 많은 선물을 베풀어 주시니 감사하게 후한 예물을 받고서 절절한 마음이 몇 배나 되었습니다. 뒤이어 駐天津 商務委員에게 전보를 보내 대신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도록 하였으니 이미 도달하였을 것입니다. 조선에서 최근 몇 년간 많은 것을 부탁하고 의지하였는데 두루 평온하다고 하니 참으로 위안이 됩니다. 감사하는 정성을 다해서 회답을 드리니 삼가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살펴주시기를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조선 국왕 李熙 頓首
광서 19년 2월 22일
삼가 다시 아룁니다.
조선은 이웃의 강국에게 핍박을 받아 그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것을 오랫동안 염려해 왔지만 다행히 각하께서 시국을 통솔하는 데에 힘입어 각국과의 조약을 맺고 통상을 하여 은근히 방어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십수 년 동안 사나운 파도에도 큰 걱정이 없었던 것은 높은 은혜로 실제 구호해주신 바로 그 큰 은덕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연전에 서양인들이 뜬소문을 부추기고 그것들이 멀고 가까운 지방에 퍼져 매번 고개를 돌리면서 유감스러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평소 아낌을 받아왔기에 마땅히 밝게 살펴보셨을 줄 압니다. 다만 최근 시국의 일들은 더욱 근심스럽습니다. 북쪽 나라의 철로는 점점 변방으로 다가오고, 동해에서 고기잡이를 허용한 일은 섬마다 소란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조선의 陸軍·水師는 모두 조속히 재배치하여 스스로를 굳히는 계책으로 삼아야 할 듯 합니다. 만약 일이 일어나기에 앞서 인재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시기적절하게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겠습니까?
전에 들으니, 각하께서 창립하신 武備·水師·機器 各局堂은 規制가 정밀하여 참으로 재능을 발굴하는 근본이라고 하여, 이를 흠모해 온 지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곧바로 소년 자제들 가운데 재능이 뛰어난 사람 약간 명을 엄선하여 보내고자 하니, 청컨대 각하께서 各局堂에 나누어 보내 그곳 학생들과 함께 자리를 같이하여 유용한 기예를 갖춘 인재로 양성함으로써 장차 국방의 기반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각하께서 항상 조선을 크게 돌봐주셨으므로 응당 이번 일도 바라는 대로 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혹시 승낙해 주신다면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즉시 엄선해서 보내겠습니다. 이만 줄입니다. 이미 천진에 주재하러 간 李冕相주 002에게 지시하여 수시로 직접 찾아뵙고 아뢰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결정을 기다리며 아울러 때때로 소식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광서 19년 2월 22일 발송, 광서 19년 3월 15일 도착.
별지: 「이홍장이 조선 국왕에게 보낸 답장 서신」:(1) 邊督理가 조선으로 돌아가기에 선물 열 가지를 올리도록 하였습니다. (2) 袁世凱가 조선에 있은 지 오래되었고 충성스러운 성품을 지녔으니 바라건대 일이 생길 때 자문을 하면 마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3) 조선에서 사람을 천진으로 보내 武備를 학습하려고 하니, 20살 미만의 자질이 총명하고 성실한 사람을 뽑아서 먼저 武備·水雷 各 學堂에 입학시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도록 하겠습니다. 파견할 인원의 숫자가 정해지면 서신으로 먼저 알려주십시오.
2. 「조선 국왕에게 보낸 서신」
(1)
朝鮮 大王 殿下께.
바다의 하늘로 아득히 접하여 風候가 때로 통하니, 멀리서 모습을 바라보면서 달려가 뵙고 싶은 마음을 가눌 수 없습니다. 지난해 기쁘고 경사스러운 생신을 맞아 상서로움이 크게 넘쳤는데 보잘것없는 선물로 축하드렸더니 수고스럽게도 전보로 감사를 표시하셨습니다. 어제 李冕相督理가 천진에 와서 보내주신 편지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거듭 좋은 말씀을 듣고 아울러 많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정성스럽고 아름다운 뜻을 받았으니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최근 듣기에 접견할 때 조심스럽게 어찌 지내는지를 묻고, 백성에게 복을 내려주셔 편안하고 도탑게 해 주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 인자하신 마음으로 九宸을 위로하고 한결같은 기풍으로 팔도를 다스리셔서 훌륭한 덕을 끌어내고 칭송하는 마음에 부응하셨습니다. 늙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저는 중요한 임무를 맡아 억지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다행히 경내는 평안하고 정력은 여전히 그럭저럭 버틸 만하여 충분히 관계를 풀어나가기에 충분합니다. 이에 邊錫運 從事官이주 003 조선으로 귀국하는 편에 변변치 못한 예물 열 가지를 보내오니 헤아리시고 양해하여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거듭 감사드리며 삼가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살펴보시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欽差大臣으로 辦理北洋通商을 처리하며 海軍事務의 처리를 돕는 太子太傅이자 文華殿大學士이 며 直隸總督으로 一等肅毅伯 李鴻章이 고개를 숙입니다.
광서 19년 3월 19일.
(2)
삼가 다시 아룁니다.
별도의 편지를 삼가 읽어보았는데 지나치게 존중해 주시니 부끄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중국과 조선은 행복과 불행을 모두 함께하고 있으며, 제 직임이 관련된 바이자, 명분상 사양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조정에서 東藩을 돌보아주는 일은 樞府[軍機處]나 총리아문, 海軍의 諸王大臣께서 조선에 대해서는 모두 자기 일처럼 생각하여 지극한 성의를 유지하지 않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얼핏 들으니 전하께서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조정에 귀부하는 성심이 더욱 굳게 안정되었으며, 종전에 소인배들이 옆에서 부추긴 짓에 대해 그 간악한 상황을 이미 고루 통촉하셨다고 합니다. 멀리서 들은 다음 기쁨과 위로를 형용할 수 없었습니다. 袁世凱道臺는 조선에 머문 지 오래되어 안팎의 이득과 폐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충성스러운 성품을 가진 데다 근래에 잘 보살펴 주셨으니 일이 있을 때마다 자문하시면 당연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약 중요한 사건이 생겨 그를 통해 제게 전보를 보내시면, 대신 계획할 수 있을 경우 당연히 애써 큰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袁世凱道臺에게 지시하여 조선 정부에서 계획하는 모든 일에 대해 아는 것은 모두 말하고 말할 때 숨김이 없도록 하여 전하께서 고대하시는 바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현재 이미 浙江溫處道臺의 實缺을 除授받아 잠시 머물러야 하기에 아직 교체하여 부임시킬 수 없습니다.
삼가 聖祖仁皇帝의 聖諭를 읽어보니 거듭 僖順王(肅宗)의 현명함을 칭송하셨는데, 관계가 있는 중요한 국사는 반드시 上奏하여 실행을 결정하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中外가 태평하여 極盛의 시대로 불렸습니다. 聖祖 康熙帝께서 재위하신 기간은 61년인데 희순왕이 나라를 다스리신 기간도 50년으로 이전 옛 帝王로서는 모두 드문 일입니다. 천 년 동안 전해져 미담으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중국과 조선의 친교는 유래가 오래되었습니다. 오늘날 시국의 일은 염려되는 일이 많고 이웃 강국들이 틈을 엿보고 있습니다. 환난에서는 서로 도와야 하며 楚나라와 越나라처럼 서로 원수같은 사이라도 오히려 한 집이 될 수 있습니다. 하물며 한 집처럼 친한 사이에 어찌 초나라·월나라 사이처럼 여길 수 있겠습니까? 우리 황상께서 藩封을 어루만져 聖祖처럼 되고자 하시며, 전하께서도 희순왕이 남기신 功烈을 이어받고자 하시니 같은 마음으로 덕을 합쳐서 서로를 어려움에서 구하기를 정말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보내주신 편지에서 어린 자제들을 뽑아 天津의 各 學堂에 나누어 보내서 교육을 받게 함으로써 陸軍·水師의 인재로 대비하려고 한다는 뜻을 보여주셨습니다. 인재의 비축에 유의하여 국가를 방어하려고 하시니, 심려원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선은 삼면이 바다에 접해 있어 地勢로 논한다면 원래 마땅히 水師를 조련해야 합니다. 다만 철갑선과 快船 여러 척으로 구성해야 비로소 1개 함대를 만들 수 있는데 소요 비용이 지나치게 크며, 결코 이러한 재력은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잘 모르지만, 陸路 요충지를 지키는 병사를 먼저 훈련하여 단단히 방어하는 계책으로 삼아야 합니다. 포대·수뢰·어뢰 같은 것들은 모두 반드시 없어서는 안 되며 서양식 방법을 정밀하게 추구하고 능숙하게 훈련해야 비로소 승리를 꾀할 수 있을 것입니다.
天津에 설립한 武備學堂에서는 전문적으로 陸路의 진법·진지·총포를 훈련하고 水師學堂에서는 전문적으로 군함 운항과 관리를 익힙니다. 또 旅順과 威海의 각 항구에 나누어 설립한 學堂에서는 水雷·魚雷를 연습합니다. 몇 년간 교육을 받으면 대부분 뛰어난 기능을 지닌 인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전에 조선에서 파견한 학생 4명은 機器局에서 기술을 익혔는데 나이가 이미 많아 좋은 시기가 지난 다음 배우느라 고생만 하고 성과를 이루기 어려웠습니다. 다음에 다시 파견하는 학생은 반드시 20세 미만의 자질이 있고 총명한 사람으로 뽑아야만, 英文·英語를 배울 때 쉽게 입문할 수 있으며, 반드시 우선 중국어를 먼저 익혀야 비로소 편하게 지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천진에 도착한 다음 武備·水雷·魚雷 각 학당에 나누어 파견하여 남들과 함께 강습을 받도록 할 것입니다. 水師學堂에는 천천히 파견해도 될 듯하니, 혹시 매우 뛰어난 사람이 있으면 1~2명 파견하도록 하고 장래 군함을 구입하게 되면 다시 파견하는 것을 논의하면 됩니다. 대개 배움은 적용을 귀하게 여기고 일은 때에 맞추는 것을 귀하게 여기니 반드시 급한 곳을 먼저해야 성취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쪽에서 파견할 사람 수를 정하면 아울러 먼저 알려주시를 바랍니다. 그래야 미리 그 자리를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쪽 나라의 철로가 점점 조선으로 다가오는 것은 실로 중국과 조선이 함께 우려하는 일입니다. 현재 東三省에서 변방 군대를 추가로 양성하여 건설 중인 [시베리아] 철로를 마주치게 하면 즉 러시아[朔庭]를 막고 조선을 보호하게 될 것입니다. 濟州에서 어로작업을 허용한 사안은 본래 앞서 허가해 준 일 자체가 잘못입니다. 이때 만약 요지와 서로 바꾼다면 더 큰 잘못이 될 것이니, 오로지 천천히 도모하여 해결해야 합니다. 진실로 일은 마땅히 시작을 신중하게 해야만 나중에 후회할 일이 없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杜牧의주 004 말에 “좋은 계책은 스스로 다스리게 하는 일[自治]만한 것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유용한 인재를 비축하면 국가가 약해질 리 없고, 무익한 비용을 없애면 국가가 가난해질 리 없습니다. 이 모두 옛 사람들이 스스로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要言이니, 이것은 실로 오늘날 시국의 급무를 구할 방도입니다. 그리고 근본적인 성취는 군자를 가까이 하고 소인을 멀리하는 데 있습니다. 전하께서 즉위하신 이후 많은 변고를 겪고 큰 우환도 많았는데, 그 해결의 단서는 현명함에 있습니다. 종전에 겪었던 여러 문제 가운데 어떤 것도 경계하고 반성하는 밑천이 될 것이라는 점은 정말 다시 아뢸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알아주고 아껴주시는 것을 믿고 감히 가리지 않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구구한 정성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李冕相督理는 명문 출신인 데다가 재주가 뛰어납니다. 전에 면담해 보았는데 귀 국왕의 盛意를 간곡하게 모두 갖추어 제게 알려주었으므로 그것을 진실로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응당 수시로 돌아보고 마음속 회한을 푸시길 바랍니다. 덧붙여 평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鴻章이 다시 아룁니다.
- 각주 001)
- 각주 002)
- 각주 003)
- 각주 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