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각국에 사절을 파견할 때 이홍장(李鴻章)이 수시로 연락하고 협의하여 적절하게 처리하라고 군기처에서 총리아문에 보낸 상유(上諭)
조선에서 각국에 사절을 파견할 때는 반드시 세밀히 준비하고 신중히 시행해야 하며, 파견 후 體制와 交涉에 대해 미진한 사항은 이전처럼 李鴻章으로 하여금 수시로 연락을 취하고 협의하여 적절히 처리하도록 하라는 상유를 받았습니다.
9월 3일, 軍機處에서 광서 13년 9월 3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상유를 받아 보내왔다.
禮部에서 조선이 서양 국가로 사신을 파견하기에 앞서 지시를 청하면서 올린 奏章한 건을 상주하였는데, 奏章에서 진술한 각 내용을 읽어보니 감정과 언사가 공손하여 그 진지함을 알 수 있었다. 조선이 각국과 체결한 조약에는 이미 서로 사신을 파견하여 주재시킨다는 조항이 있으므로 현재 인원을 선발하여 보내려는 것이 실로 불가한 것은 아니다. 다만, 중국은 조선과 정성껏 대하고 禍福을 함께하는 관계이다. 조선은 물산이 많지 않고 상업도 아직 흥성하지 않은 데다가 근래 사건이 많아 나라의 지출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만일 재차 사신을 파견하여 각국에 나누어 주재시키더라도 마땅히 처리해야 할 사무가 없고, 또한 이를 위해 매년 막대한 경비를 갑작스레 늘렸다가 이후 경비가 계속 [마련되지 않으면] 결국 중도에서 그만두게 될 것이다. 혹 억지로 [경비를] 마련하더라도 부채가 나날이 늘어날 것이나, 이는 국가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도리어 먼 곳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중국] 조정에서 대신 마련해 주는 것은 전혀 좋은 계책이 아니다. 조선 국왕은 마땅히 中朝에서 보호하고 보전해 주려는 뜻을 우러러 살피는 데 힘써 이 사안을 시종 세밀하게 준비하고 신중하게 시행해야 할 것이다. 사신을 파견하여 주재시킨 다음에는 체제와 교섭 두 가지 모두 온전히 지켜야 할 것이다. 奏章에서 진술한 바는 매우 적절하다. 각국에 파견하여 주재하는 모든 관원이 중국 사신과 왕래할 때 모두 屬邦體制를 따르도록 하는 것은 李鴻章이 조선에서 이미 규정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전보로 상주한 바 있다. 나머지 미진한 사항은 이전처럼 李鴻章이 수시로 연락을 취해 협의하여 적절히 처리하도록 힘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