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내란을 틈타 일본이 문제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군함을 파견해야 한다는 서리 북양대신 장수성의 서신과 전보(電報) 자료
조선의 내란에 일본이 기회를 틈타 문제를 일으키지 못하게 막으려면 응당 군함을 파견해 보내야 합니다.
6월 21일 서리 북양대신 장수성이 다음과 같은 서신을 보내왔습니다.
18일 여서창 주일 공사의 전보를 베껴서 살펴보실 수 있게 서신으로 올렸고, 이미 도착하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오후 여서창이 다시 보내온 전보를 받았으니, 삼가 재차 초록하여 열람하실 수 있게 올립니다. 아울러 연일 진해관도 주복에게 천진에 체류 중인 조선 배신 김윤식(金允植), 어윤중(魚允中)과 면담하라고 분부하였는데, 주고받은 필담을 함께 베껴 올리니 살펴보십시오. 삼가 생각건대, 일본의 군함이 조선에 온 것은 대저 위협하고 협박하려는 뜻이 크지, 전쟁을 일으켜 원한을 맺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조선 국왕은 바야흐로 외교를 힘써 도모하고 있으며 김홍집과 같은 신하 등은 또한 모두 정세에 훤합니다. 이번에 공사관을 포위하고 공사를 쫓아낸 것은 결코 조선 군신(君臣)의 뜻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처리 방식이 적절하면, 해결하기 어려운 국면에 이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조선 난당이 진실로 김윤식 등이 말한 것과 같다면, 또한 우려할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일본인은 조선을 제멋대로 조종하려고 일찍부터 꾀하였고, 조선 신하 가운데 일본인에게 은밀히 동조하는 사람 역시 적지 않습니다. 다행히 조선 국왕은 중국[漢]에 마치 하늘처럼 의지하며, 또한 중국은 최근 조선이 각국과 통상할 수 있도록 이끌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인이 그러한 농간을 부릴 수 없었습니다. 현재 조선 내 반란이 일어났는데 마침 일본 군대가 이른다면, 저들은 앞서서 죄를 묻기 위한 군대로써 반란을 제거하는 일을 대신할 것이고, 그러면 일본에 동조하는 사람들 역시 기회를 타서 이를 좌지우지할 것입니다. 일본 병력이 비록 천여 명에 불과하나, 조선의 오합지졸 난당을 평정하는 데에는 진실로 충분한 여유가 있습니다. 일본이 조선에서 큰 공을 세우는데, 다시 공사관을 포위해서 공사를 쫓아낸 사안이 더해진다면, 그 보상이 굉장히 어렵고, 장차 후환을 남길 것입니다. 그렇지만 조선은 우리 속방으로써, 일본으로 하여금 조선의 반란을 대신 평정하게 한다면, 조선인 가운데 일본에 동조하는 사람의 기세를 더욱 늘려줄까 염려되고, 또한 이것은 중국의 자소(字小)의 원칙과도 관련된 것으로, 일본인이 제멋대로 꼬드기는 모략을 더욱 쓸 수 있게 됩니다. 저는 18일 올린 상서에 내려주시는 회신을 기다려서 군함 파견이 승인된다면, 즉각 제독 정여창을 선발대로 삼아 두 척을 이끌고 조선에 가도록 하고, 순양(巡洋)의 명목을 빌려서 일본 군함이 조선에 도착한 다음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조선 난당이 어떠한 상황인지를 확인하여 즉시 신속하게 보고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도대 마건충이 상해에서 복귀하거나 혹은 총리아문에서 상주하여 하여장의 파견을 승인받는다면, 이후 따로 다른 배에 태워 보내고자 합니다. 만약 조선 국내 사정이 평온하다면 이노우에 가오루(井上馨)가 조선에 도착하더라도, 헛된 소리로 협박하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중국 군함이 조선에 있다면, 조선 군신이 당연히 일본의 요구에 그대로 따르는 데 이르지 않고, 오히려 상황을 살펴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인은 일이 생기면 종래 결코 말끔하게 매듭 지으려 하지 않으니, 이번 일은 아마 하루 이틀 안에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 군함이 계속 파견될 것이고, 또한 수시로 차출해서 왕래시킬 수 있으니 서서히 마무리를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만일이라도 난당이 창궐하게 되면 조선은 스스로 안정시킬 수 없어서 중국에 도움을 요청할 것입니다. 사태가 급박하니 응당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즉시 비밀리에 지휘해 주셔서 사전에 준비함으로써 예측하지 못한 사태에 대비할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에 비밀 편지를 보냅니다. 편안하시길 빕니다.
별지: 「장수성이 받은 주일본 공사 여서창의 전보」: 일본 군함이 이미 조선으로 향하였으니, 응당 우리 군함을 신속하게 파견하여 만일을 대비해야 합니다.
1) 「장수성이 받은 주일본 공사 여서창의 전보(日本黎大臣來電)」
일본 군함이 17・18일 연이어 조선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수병 700여 명 외에 보병 700여 명 규모이고, 외무경(外務卿) 이노우에 가오루가 직접 가서 감독한다고 처리한다고 하며, 이미 어제 출발하였습니다. 일본 조정은 비록 전쟁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여론이 매우 떠들썩하여, 실제로는 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함의 파견은 응당 신속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서창이 20일 답장을 보냅니다.
6월 20일 오전 10시 30분 (총리아문) 수신.
별지: 「진해관도 주복과 조선 영선사의 필담」: 일본인이 구실을 빌어 협박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고, 중국이 일이 있을 때마다 보호해 주지만, 그래도 그때그때 방법을 마련하기는 어렵습니다.
2) 「광서 8년 6월 18일, 진해관도 주복과 조선 영선사 김윤식의 문답 필담(光緒八年六月十八日, 津海関道周馥與朝鮮領選使金允植筆談問答)」
주복: “즐겁게 헤어진 다음, 바로 일본 영사관에 가서 정황을 상세하게 물었는데, 그 대략의 내용은 전보와 같습니다. 하지만 몇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는지 알아내지 못하였습니다. 난당이 누구이며 무슨 목적으로 소란을 일으켰는지 정확하게 알아낼 순 없었습니다. 일본 공사를 쫓아낸 것은 아마 귀 국왕의 뜻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지, 고견을 조금이라도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김윤식: “이웃 나라의 공사를 쫓아내서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결코 우리 군주의 뜻이 아닙니다. 불만을 품고 반역을 좋아하는 무리가 척화(斥和)를 구실로 분쟁의 발단을 연 것입니다. 다만 난당이 누구인지, 이곳에서 알 수는 없습니다. 비록 일본인이 우리 정부를 의심하는 데 이르진 않겠지만, 만약 조선에서 반란 수괴를 체포하여 처벌하고 사과한다면 아마 그 분노를 풀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 일을 알기는 어렵습니다. 마음이 갈팡질팡하여 걱정하는 마음을 이길 수 없습니다.”
주복: “말씀하신 것 거의 그대롭니다. 다만 일본인이 이를 빌미로 삼아서 협박하게 되면, 조선의 집권층이 외교에 익숙하지 않아서 피해를 볼까 염려됩니다. 지금 막 전보를 받았는데, 신속히 응당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방안을 보고해야 합니다. 조선에서 이미 대책을 마련하였다면 여기서는 방법을 마련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손을 늦출 수도 없습니다.”
김윤식: “빌미를 잡아 협박하는 것이 우려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본과 각국이 서로 외교를 시작할 무렵에도 역시 누차 그러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만, 서양인이 그것을 빌미로 일을 벌였다는 것은 들어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각기 다르고, 실제로 한결같다고 단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일은 비록 형적(形跡)은 있지만, 확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중국이 비록 일이 있을 때마다 조선을 보호해 주지만, 그래도 그때그때 방안을 마련해 주기는 쉽지 않습니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고, 전보가 없어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이후 사건의 경과를 뒤이어 들어볼 수 없으니, 몹시 답답합니다.”
별지: 「광서 8년 6월 19일, 진해관도 주복과 조선 배신 김윤식, 어윤중의 문답 필담」: 일본이 구실을 빌어 협박하게 될지 모르니, 중국이 군함을 파견하여 통제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3) 「광서 8년 6월 19일 진해관도 주복과 조선 배신 김윤식・어윤중의 문답 필담(光緒八年六月十九日, 津海関道周馥與朝鮮陪臣金允植,魚允中問答筆談)」
주복: “방금 서리 북양대신을 뵙고, 어제 여서창 공사의 전보를 총리아문에 바로 보고하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21일이면 회신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 사람을 파견해 보내는 일은 착수할 수 없으니, 아마 정여창 제독이 순양(巡洋)하는 김에 조선에 가서 탐방할 것인데, 군함이 출항할 때 만약 서리 북양대신께서 귀하에게 파견 인원과 함께 가달라고 요청한다면, 그 배를 타고 압록강 근처에서 상륙해 귀국하고, 모든 것을 물어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김윤식: “어젯밤 숙소로 돌아와서 밤새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늘 다시 어윤중과 만나 이 일을 의논하였는데, 이 일은 난당의 일시적인 소동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작년 이재선(李載先)과 안기영(安驥泳)의 역모 사건에서도 역시 먼저 일본인을 쫓아내려고 하였습니다. 지금 일본 공사를 쫓아낸 일을 들으니, 작년의 사건과 서로 딱 들어맞습니다. 이미 패거리를 모아 공사를 몰아냈고, 조선 조정이 이를 막을 수 없었는데, 앞으로의 일은 반드시 여기에만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생각건대 조선 국내에서 아무 일도 없을 수 없으니,주 001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몰라 장차 이를 어떻게 할지 염려합니다. 만약 국내에서 무슨 일이 발생한다면 조선 스스로 진정시킬 수는 없을 것이고, 일본인이 빌미를 잡아 간여하고 협박한다면, 국면은 결국 만회하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여기까지 생각하면 일시적으로 마음이 급해져, 저희의 뜻은 중국에서 군함 몇 척과 육군 천 명에게 지시하여 계엄 상태로 대기하도록 지시해 주시길 간청합니다. 나아가 쾌륜(快輪) 한 척을 파견하여 중국인이 먼저 가서 탐방하여 돌아오게 하는데, 사태가 더욱 확대되지 않는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만약 혹시 불행하게도 앞서 예상한 바와 같다면, 반역의 무리를 토벌하고 위기를 지탱하여 반란을 진압하는 일은 아울러 중국에서 주지해야 할 것이고, 이는 조선이 깊이 바라는 바이기도 하고, 지극한 행운이기도 합니다. 또한 일본이 기회를 틈타 이익을 취하는 일도 막아야 합니다. 조선은 지금 단연코 아무런 일도 없을 수 없으니, 오로지 적절한 방안을 생각해 주시길 바라며, 육군 또한 군함에 같이 타고 가면 되지 육로로 전진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 난당은 몇 사람이 되지 않으므로, 많은 수를 파견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복: “결국 군함이 조선에서 가서 탐문하여 확인하기를 기다려, 다시 논의해 보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윤중: “현재 조선의 상황은 비록 정확한 반란의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이러한 상황이 무르익은 지는 꽤 되었습니다. 그들이 이미 일본인을 쫓아냈으니, 당연히 여기에서 손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말하기 어려운 위기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 상국의 조정을 간청하는 것은 단지 일본인을 제압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군사적 기회는 신속함이 필요하니, 미리 예상하여 조치해 주신다면 아마 해소할 방안이 없어 이런 일이 생기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주복: “난당이 일본인을 축출한 다음, 계속해서 서양 각국과의 외교도 거절할 것 같습니까?”
어윤중: “작년 난당이 계획한 것으로 따진다면, 일본과 서양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장차 불궤의 변고를 도모할 것입니다. 지금의 난당 역시 그 반드시 작년 난당의 계획을 답습할 것입니다.”
주복: “내란을 평정하고 외국의 간섭을 막고자 한다면, 수륙 양군을 동시에 동원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과연 그렇게 된다면 일이 커져 쉽지 않을 것입니다.”
어윤중: “총리아문에서 회신하기 전에 먼저 가서 탐방하고, 회신을 기다려 즉각 군함을 출동시키면 아마 육군 역시 반드시 육로로 이동할 필요는 없고, 바다를 통해 가는 것이 적당할 것입니다. 비록 적더라도 반란을 진압하는 방안이 될 것입니다.”
주복: “반란에는 반드시 유래가 있으니, 생각건대 지금 조선은 반드시 이를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마도 일본 역시 도착하자마자 군대를 움직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은 응당 차분히 일본 군함이 조선에 도착한 다음의 상황을 들어보고, 다시 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