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에 도착하여 흠차대신의 관방(關防)을 접수하고 임무를 시작하였다고 북양대신이 총리아문에 보내는 자문(咨文)
천진에 도착하여 흠차대신의 관방(關防)을 인계받고, 삼가 임무를 시작하였습니다.
8월 초1일 군기처에서 북양대신 이홍장의 다음과 같은 주접을 베껴 보내왔습니다.
천진에 도착하여 북양통상대신의 업무를 인계받아 삼가 황상의 은혜에 감사드리면서 우러러 살펴봐 주시길 빕니다.
신은 누차 서둘러 천진으로 돌아가라는 군기대신의 기신상유를 받아, 이미 출발 일정을 삼가 주접을 갖추어 신속하게 알린 바 있는데, 뒤이어 연대의 배 위에서 병부화표를 통해 반납된 원 주접 뒤에 군기대신이 다음과 같은 상유를 받았다고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이홍장이 지시에 따라 즉각 대국(大局)을 힘써 돌보겠다고 하니, 그 상주를 보고 실로 크게 위안받았다. 이홍장은 천진에 도착한 다음 장차 처리할 상황에 대해서는 즉각 상주하도록 하라.
황태후, 황상께서 변경을 안정시키고 작은 나라를 돌보기 위해 근심하시고 돌아보시지 않는 날이 없음을 우러러보니 그 장려에 감사를 드리면서 더욱 부끄럽고 황송합니다. 지금 7월 23일 서둘러 천진에 도착하였고, 27일에는 서리 직예총독 장수성이 위원을 통해 보내온 흠차대신 관방(關防)과 통상(通商)・군수 (軍需)에 관한 각종 안권(案卷)을 인계받았습니다. 신은 곧바로 향안(香案)을 설치하여 궁궐을 향해 고두(叩頭) 의식을 치른 다음, 삼가 임무를 시작하였습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신은 노쇠한 여생에 거듭 우환을 만나 크고 어려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까 두렵습니다. 전에 조선은 북양대신의 관할구역과 밀접해 있어 내우외환이 겹쳐 전국(全局)을 동요시키는 것을 깊이 두려워하였으므로, 상유를 받자 곧바로 출발하여 (모친의) 분묘가 제대로 완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조금이라도 지체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다행히 조정이 책략을 운용하여 번복(藩服)이 대체로 평정되어 황상의 근심이 혹은 조금이라도 풀리셨겠지만, 미천한 저는 멀리 고향을 바라보면 모친의 분묘가 아득하니, 이미 자식된 도리로서 결함이 너무 많은데, 시국(時局)에 대해서도 다시 조그마한 도움도 되지 못하여 밤낮으로 가슴을 어루만지며 자책함이 끝이 없습니다. 상복을 입고 관직에 복귀하니 흐르는 눈물을 어찌 참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천하가 평안하다고 해도[滄海安流] 어찌 감히 사전 방비를 늦추어도 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오로지 군사적인 충실함을 강구하고 조약을 조심스럽게 지키는 것으로, 감히 무비(武備)를 느슨하게 하여 군사적 야심을 자극하지도 않고, 또한 방교(邦交)를 소홀히 하여 변경의 마찰을 불러오는 것도 아니니, (이것으로) 아마 황상의 절실한 관심을 만에 하나라도 위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렇게 미천한 저의 감격스러운 마음은 응당 황상의 은혜에 공손하게 감사드리는 주접을 갖추어 아뢰어야 하니, 황태후・황상께서 살펴봐 주시길 바랍니다. 삼가 주를 올립니다.
광서 8년 7월 29일, 군기대신은 다음과 같은 상유를 받았습니다.
알았다.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