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국왕이 보낸 자문(咨文)을 대신 상주하고 이하응(李昰應)의 귀국을 불허하는 상유(上諭)를 초록하여 보낸다고 예부(禮部)가 총리아문에 보내는 문서와 조선국왕의 자문 등 관련 문서
조선 국왕이 보낸 자문을 대신 상주하고 받은 이하응의 귀국을 불허한 상유를 초록하여 보냅니다.
8월 19일, 예부에서 다음과 같은 문서를 보내왔습니다.
예부에서 조선 사신 조영하 등이 가지고 온 자문을 대신 상주하는 두 편의 주접은 광서 8년 8월 16일 상주하였습니다. 내각에서 다음과 같은 상유를 받았습니다.
예부에서 조선 국왕이 보내온 자문을 대신 상주하는 주접 한 통과 자문 원문을 초록해 올려 살펴보도록 하였다. 조선에서는 이번에 발생한 난군의 변란에 대해 조정에서 군대를 보내 평정시켜 준 것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감격스러워하고 있으니 특별히 심히 가상하다. 다만 두렵고 절박한 마음으로 천자의 은혜를 간구하여 이하응의 귀국을 허가해달라는 내용에 대해서, 이하응은 종실의 지친(至親)으로 위세를 쌓아 군주를 위협하고, 종사를 위태롭게 하는 모의를 하였으니, 도저히 죄를 벗어날 수 없다. 조정에서 법을 참작하고 인정에 의거하여 잠시 너그러이 감면해 주고자 이전에 분명하게 유지를 내려 지역을 선정하여 안치시키고 넉넉하게 생활물자를 제공하도록 하였으니, 이는 본디 각별한 은혜를 베푼 것이었다. 조선 국왕이 천륜을 생각하고 안부를 염려하면서 이하응이 늙고 질병이 많다는 이유로 자문을 보내 예부에서 대신 상주하여 은혜를 간청하였는데, 그 문의(文意)가 절박하니 실로 아들로서 지극한 정일 것이다. 다만 이하응은 조선 종사에 지은 죄가 심히 크다. 조선 국왕은 선조들의 공업(功業)을 이어받았으므로 응당 종사를 중시해야지 개인적인 사사로움을 다시 돌아볼 수는 없다. 이하응을 석방해달라고 청한 바는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전처럼 세시(歲時) 때마다 관원을 보내 문안하는 것은 허가하여, 조선 국왕의 사모의 정을 위로하도록 하라. 이후 다시 번거롭게 청하지 못하게 하라. 예부에 알리도록 하라.
이상의 유지가 예부에 전달되어 왔습니다. 응당 공손히 유지를 초록하고 조선 국왕의 자문 원본과 예부에서 올린 주접을 초록하여, 총리아문에 알려야 할 것입니다.
첨부문서:
별지: 「조선 국왕의 자문」: 변란을 안정시켜 주신 데 감사의 상주를 올립니다.
(1) 「조선 국왕의 자문(朝鮮國王咨文)」
조선 국왕이 삼가 공손히 감사의 마음을 아룁니다.
광서 8년 7월 15일, 흠차북양대신 아문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자문을 받았습니다.
현재 출사 일본대신 여서창이 보낸 다음과 같은 전보를 받았습니다.
이번 달 9일, 조선국의 난당이 돌연 일본 공사관을 포위하고 사단을 일으켰습니다. 왕궁 또한 피격당하였으니 청컨대 군함을 보내 진압해 주십시오. 주 001
이미 본 서리 북양대신은 총리아문과 서신으로 상의하여 재차 이품함 후선도 마건충과 통령북양수사제독 정여창에게 군함을 대동하여 조선에 가서 조사하도록 하였습니다. 그 난당은 대담하게도 무리를 지어 공사관을 포위공격하고 아울러 왕궁까지 습격하였으니 이는 실로 변란을 옹호하고 윗사람을 범한 행위로서 시급히 응당 조선 정부에서 주모자들을 체포하고 반란을 일으킨 범인들을 추궁하여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재차 체포에 저항하거나 업신여기면서 대항하고 멋대로 날뛴다면 즉시 신속하게 알리고, 본 서리 대신이 응당 상주하여 대병(大兵)을 가려 뽑아 윤선(輪船)에 태워 조선으로 보내 흉악한 무리들을 토벌하여 번복을 편안케 하겠습니다. 도대 마건충, 제독 정여창에게 배를 몰아 조선으로 가서 상황을 조사해 처리하고 수시로 즉각 보고하도록 하며 아울러 자문을 보내는 외에 응당 귀 국왕에게 자문을 보내니 번거롭더라도 살펴봐 주십시오.
조선은 천조(天朝)에서 작은 나라를 어여삐 여겨주시는 은혜를 우러러 입고 지금까지 300년 동안 울타리를 지켜왔습니다. 근래 강역 내에서 많은 일이 발생하고 국세는 미약합니다. 안으로는 변란이 그치지 않고 밖으로는 우환이 바야흐로 늘어가고 있어서 막아내고 대응하기에 끝없이 망연하기만 합니다. 다행히도 황상의 인자하심과 은혜로서 조선을 내복(內服)과 같이 보아주심에 힘입었으니, 장수에게 명을 내려 군대를 내어 서둘러 조선으로 가서 지원하여 조선이 위급함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고 흉도들이 위세를 두려워하며 굴복하게 하셨습니다. 저희 군신들은 북쪽을 바라보며 칭송하고 진심으로 감격하고 있습니다. 현재 파견하신 제 대인들은 왕성에 주둔하면서 흉도들을 추궁하여 처벌하고 있는데, 한결같은 은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지금 전담 인원을 보내 표문을 받들어 올려 감사를 표하고자 합니다. 삼가 이러한 연유로 응당 자문을 보내니 번거롭더라도 예부에서 검토하시어 대신 상주해 주십시오.
별지: 「조선 국왕의 자문」: 대원군을 석방하여 귀국시켜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2) 「조선 국왕의 자문(朝鮮國王咨文)」
조선 국왕이 생부가 뱃길로 천조(天朝)에 들어간 일로 인해 진심으로 놀라고 절박하여 피를 흘리며 간구하오니 긍휼히 양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군신(君臣)의 의리(義理)는 천지 간에 피할 수 없고 부자(父子)의 정은 혈기(血氣)가 같아서 조금이라도 어지러워지면 그 고통을 반드시 부르짖게 됩니다. 황상께서 조금이나마 헤아려 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해 7월 13일, 저의 생부인 흥선대원군이 사의(謝 意)를 전하기 위하여 흠차제독 오장경이 주둔하는 군영에 갔다가, 그대로 제독 정여창과 함께 뱃길을 통해 천조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오장(五臟)이 떨렸습니다. 급하게 배를 몰고, 바람과 파도가 아득하여, 멀리서도 바라볼 수 없으니 눈물이 얼굴을 덮습니다. 저는 생부에 대해서 군신의 의리로 따지면 비록 상하의 구분이 있으나 인정으로 따지면 부친으로 의지하는 바입니다. 제 마음의 초조함과 두려움이 젖먹이가 어미의 슬하에서 떠나는 것과 어찌 다르겠습니까? 마치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것처럼 가슴을 치고 눈물을 삼켰습니다. 다만 천조(天 朝)의 지극하고 성대한 인덕(仁德)이 마치 천지의 덮어주는 은혜와 같아서 여전히 두려움 없이 의지하면서 직분을 지키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북두성과 구름을 바라보듯이 한 마음으로 축복하오니, 조속히 이하응을 돌려보내 주셔서 예전처럼 모여 살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다만 엎드려 생각해 보면 제 생부는 올해 63세로 평소에 질병을 앓고 있으며 근래 들어 더욱 허약해지셨습니다. 지금 풍랑과 안개와 이슬의 위험을 무릅쓰고 단신으로 멀리 나섰으니, 누가 구제해 주고 누가 가엾이 여기겠습니까? 엎드려 생각건대 황상께서는 효로써 천하를 다스리시고, 인륜에 정말로 극진하시어, 만방으로 하여금 그 삶을 다하도록 하시고, 어느 하나라도 머무를 바를 얻지 못하는 일이 없게 해주셨습니다. 조선에 대해서 내복(內服)과 같이 여기셔서, 무릇 호소하는 일이 있으면 언제나 굽어 살펴주셨기에 조선에서는 감격하여 300년을 하루와 같이 깊은 은혜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저에 이르러서는 자식 된 자로서 짧은 시간조차 억누르기 어려운 상황에 홀로 처해 있으니, 유달리 어떤 사람이라고 답답해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에 감히 외람됨을 무릅쓰고 진심을 모두 드러내어 간청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기는 황제께서 긍휼함을 베풀어 주셔서 특별히 유지를 내리시어 제 생부인 대원군을 조속히 귀국시키도록 허가해 주셔서 조선의 부자와 군신들이 끝없이 영원토록 황은에 감격하며 칭송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저는 하늘과 성인을 바라보며 눈물로써 기원하는 지극한 마음을 가눌 수 없습니다. 전담 사신으로서 배신(陪臣) 판중추부사 조영하와 예조판서 김홍집 등을 경사로 파견하여 올리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응당 자문을 보내오니 번거롭더라도 예부에서 이에 따라 대신 상주해 주시길 바랍니다.
별지: 「예부 주접」: 변란을 안정시켜 주신 데 대해 조선 국왕이 공손히 감사의 뜻을 올리는 표문을 대신 상주합니다.
(3) 「예부 주접(禮部奏摺)」
예부에서 삼가 조선의 자문에 따라 대신 상주합니다.
광서 8년 8월 13일, 조선 국왕 이형(李㷗)이 특별히 보낸 중추부사 조영하, 예조판서 김홍집 등이 공손히 표문과 자문 등을 가지고 경사에 도착하였습니다. 저희들이 함께 살펴보니 조선에서 난당이 사변을 일으켰으나 도원 마건충 등이 군대를 데리고 조선으로 건너간 후 조선 국왕이 황상의 은혜에 감격하여 표문을 갖추어 공손히 감사함을 표명하고 아울러 황태후, 황상께 바치는 각각의 공물에 대해서 먼저 목록을 예부에 자문으로 보내 대신 상주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예부에서는 이미 해당 사신 등을 회동사역관에 잠시 머물도록 하였는데, 직후 총리아문에서 보낸 문서에서 조영하는 천진에서 아직 조선의 사후 처리에 관해 응당 논의해야 하므로 마땅히 신속히 천진으로 돌려보내라고 하였습니다. 저희들은 즉시 그들을 우선 천진으로 가게 하고 통역 1명을 그대로 경사에 남겨두어 답장 문서를 수령할 때까지 대기하도록 하였습니다. 표문과 자문을 내각에서 번역하여 상주하고, 바친 공물을 접수해야 하는 지 여부는 공물(貢物)이 경사에 도착한 다음 재차 예부에서 기존 사례에 비추어 별도로 상주하는 것 외에 삼가 원 자문과 공물 목록을 초록하여 공손히 올리오니 살펴봐 주십시오. 이를 위해 삼가 주를 올립니다.
별지: 「예부 주접」: 대원군을 석방하여 귀국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청하는 조선 국왕의 표문을 대신 상주합니다.
(4) 「예부 주접(禮部奏摺)」
예부에서 삼가 자문에 따라 대신 상주하며 유지를 청합니다.
8월 13일, 조선 국왕 이형이 특별히 보낸 판중추부사 조영하, 예조판서 김홍집이 삼가 표문과 자문 등을 가지고 경사에 도착하였습니다. 저희들이 함께 살펴보니 조선 국왕의 생부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제독 정여창과 함께 뱃길을 통해 천진으로 왔는데, 조선 국왕이 마음 속부터 놀라고 절박하여 정성을 다해 천은(天恩)을 내리시어 이하응을 귀국시켜 줄 것을 간청하고, 아울러 황태후, 황상께 올리는 각 공물에 대해 우선 목록을 작성하여 자문으로 보내니 예부에서 대신 상주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표문과 자문을 내각에서 번역하여 상주하고, 바친 공물을 접수해야 하는 지는 (공물이) 경사에 도착한 다음 다시 예부에서 기존 사례에 비추어 별도로 상주하는 것 외에 삼가 자문 원문과 공물 목록을 초록하여 공손히 올리니 살펴봐 주십시오. 이를 위해 삼가 주를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