謝免議箋

운운.
허물이 이미 무거워 심히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은혜가 가해져서 특별히 관대한 은전을 입게 하시니, 실로 皇上이 宣導해 주심에 어찌 감격하고 황송해 하지 않겠습니까. 엎드려 생각건대 황상의 은혜에 오랫동안 의탁하여 선조의 功業을 겨우 보존하면서, 직분을 삼가 지키되 邊臣들에게 항상 戒飭하였으나 姦宄들이 방자히 행동하여 禁越을 범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저희) 사신이 (아뢴) 조사 (내용을 담은) 上奏에 대해 오히려 大朝의 포용을 입게 해주셨습니다. (생각건대) 마음을 미루어 정성을 널리 베푸신 것은 (황상의) 만 리를 보는 현명함 (때문일 것이며) 허물을 씻어주신 것은 모두가 황태자의 鴻恩에서 비롯된 것이리니, (은혜를) 갚으려 하면 할수록 감격스러움이 더욱 깊어집니다. (황태자의) 仁孝가 멀리 퍼지고 睿智가 일찍이 성숙하여, 德이 元良에 충분하셔서 人望을 모두 얻었고, 경사로움은 휘황차게 흘러 天功을 密贊하셨습니다. (이에) 끝내 小邦으로 하여금 특별한 은혜를 입게 하시니 聖造를 우러르고 常典에 솔선하여, 물이 모두 동쪽으로 흐르듯이 황태자의 은혜를 잠시라도 잊지 않을 것이고, 뭇 별들이 북극성을 떠받들 듯 영원히 황태자를 우러르겠습니다.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