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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통사

3. 기종과 기능

3. 기종과 기능

고구려 토기의 특징은 모든 기종이 평저로 제작되었다는 점이며, 호·옹류의 경우에는 목과 구연이 발달되었다는 점과 호·옹류 및 동이류, 시루류 등에 대상파수가 부착된다는 점이다. 고구려 토기는 대략 30여 기종으로 구성되어 있다(그림7). 단일 기종으로는 완 및 종지(盞)류, 뚜껑(蓋)류, 구형호류, 접시(皿)류, 심발류, 장동호류, 동이(大鉢)류 등이 비교적 높은 구성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각 기종은 기능에 따라 실제 생활에 사용된 실용기와 비실용기로 크게 나누어진다.
그림7 | 고구려 토기 기종 구성도
비실용기는 부장용기과 의례용기로 구분할 수 있는데, 부장용기로 사용된 기종은 사이장경호류와 사이장경옹류, 장경호류, 구형호류(주로 A형), 부형토기류, 창고형토기,주 002
각주 002)
좁고 긴 원통형 동체부에 심엽형 투공이 뚫린 보주형뚜껑이 부착된 형태의 토기로 중국에서는 창고형토기로 불린다(耿鐵華·林至德, 1984). 그런데 부여 지방의 백제 토기 중에 이와 유사한 형태의 토기가 연가로 분류되고 있으며, 고구려 토기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서 원래 연통으로 기능하던 토기가 부장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 밖에 아차산4보루에서는 좁고 긴 원통형의 굴뚝이 출토된 바 있어 실제 고구려에서 토기로 연통을 만들어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임효재 외,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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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심발류, 직구호류, 소형 시루(甑)류, 반류, 반구병류, 호자류, 이배류, 부뚜막형토기 등이 있다. 이 중 (양이)심발류와 직구호류, 시루류, 반류, 반구병류, 부형토기류 등은 실용기로도 사용되었다. 특히, 시루류의 경우는 소형만 고분에 부장되고 중·대형은 생활유적에서 출토되고 있으며, 소형의 경우도 시간적으로도 5세기 전반경까지만 고분에 부장되고 있어서 동일 기종 내에서도 기능에 따른 형태적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직구호류나 (양이)심발류, 반류 등은 중기까지 부장용으로 사용되지만 후기에는 실용기로 사용된 예가 증가하며, 실용기의 경우 크기도 커지는 변화를 보인다. 그 밖에 형태상 실용기로 보기 어려운 기종으로 원통형삼족기류와 환상병류 등이 있는데, 이들은 출토 예도 많지 않을뿐더러 형태가 특징적이어서 의례용기로 분류할 수 있다.
실용기는 형태와 크기에 따라 저장용기, 조리용기, 배식기, 운반용기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이 중 조리용기와 배식기는 형태에 따라 구분이 용이한데, 완류나 접시류, 종지류 등은 크기나 형태에 있어서 배식기로 구분이 가능하며, 시루류는 조리용기로 구분이 가능하다. 심발류는 고분에 부장되는 경우가 많으나 6세기 이후에도 생활유적에서 많이 출토되고, 표면에 그을음이 묻어있는 경우가 많아 직접 불로 조리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동이류, 광구호류 및 반류 등은 높이에 비해 구경이 큰 기종들인데, 음식을 조리하거나 조리할 음식물을 준비할 때 사용된 조리용기로 분류된다. 그 밖에 부형토기류는 고분에서 주로 출토되지만 6세기 전반의 아차산보루에서도 출토되며, 심발류와 같이 태토에 모래가 많이 섞여 있어서 조리용기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저장용기와 운반용기의 구분은 쉽지 않으며, 형태가 유사한 호류와 옹류의 기능 파악은 더욱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표1〉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호류와 옹류는 기종별로 크기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차이는 기능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표1〉에서 부장용으로 사용된 사이장경호류와 사이장경옹류를 제외하면, 장동호류 및 구형호류와 옹류, 그리고 직구호류와 직구옹류들의 크기는 매우 큰 차이가 있으며, 실제 내용물을 담는 것과 관련된 용량의 차이는 더욱 큰 차이를 보인다.주 003
각주 003)
사공정길은 남한 지역에서 출토된 토기를 분석하여 토기의 기능을 세부적으로 분류하였다(사공정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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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옹류와 직구옹류는 많은 내용물을 담아 저장하던 용기로 구분할 수 있다. 또, 확인된 예가 적기는 하지만 옹류와 높이가 비슷한 양이부장동옹류도 저장용기로 구분할 수 있다. 옹류나 직구옹류에 비해 크기가 작은 장동호류와 직구호류, 구형호류 등은 높이에 비해 구경이 작은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적은 양의 내용물, 특히 음료 등을 저장하거나 운반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비교적 큰 기종인 광구호류는 조리용기로 구분할 수 있다. 다음에서는 주요 기종별 형태적 특징과 변화양상을 살펴보기로 한다.
표1 | 고구려 토기 호·옹류 크기(기종별 평균값, 崔鍾澤, 1999)
구분사이장경호사이장경옹장동호구형호직구호직구옹광구호
용량(L)2.08.52.53.851.05.998.346.6
구경(cm)13.625.211.112.632.214.134.216.7
높이(cm)24.842.926.922.058.318.672.016.0
 
1) 사이장경호·옹류
고구려 토기에서 가장 특징적인 기종으로는 아가리가 넓고 목이 긴 형태의 사이장경호류, 사이장경옹류, 사이옹류 및 장경호류를 들 수 있다(그림8). 이들은 각각 다른 기종이지만, 나팔처럼 벌어진 구연부와 긴 목, 네 개의 대상파수 등의 속성을 하나 이상 공유하고 있거나 모두 가지고 있기도 하여 함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편리하다. 또한, 이 네 기종은 거의 모든 개체가 고분에서 출토되고 있으며, 문양이 시문되거나 시유된 예가 많다. 사이장경호류는 네 개의 대상파수가 부착된 편구형 동체부에 좁고 긴 목이 달려있다. 사이장경호류는 상대적으로 소형인데 3세기대에만 사용되었으며, 다른 세 기종이 이 기종에서 파생된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중 사이장경옹류와 장경옹류는 발해시기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다. 나머지 세 기종 중에서 사이옹류는 아가리와 목이 넓고 다른 기종에 비해 대형인 특징이 있는데, 실용성이 좋은 형태로 실제 생활유적에서 출토되기도 한다. 장경옹류는 대상파수가 부착되지 않은 점만 빼면 사이장경옹류와 같으며, 형태적인 변화도 궤를 같이 한다.
그림8 | 사이장경호·옹류(吉林省文物考古硏究所 외, 2010)
1. 사이장경호(석호고분군)
2. 장경옹(우산하3105호분)
3. 사이옹(만보정고분군)
4. 사이장경옹(장천2호분)
5. 사이장경옹(통구하구)
이 네 기종 중 사이장경옹류는 가장 대표적인 고구려 토기로 인식되고 있으며, 형태적 변화도 비교적 일정하여 고분의 편년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사이장경옹류의 기원에 대해서는 중국의 반구호에 연원을 두는 견해(金元龍·安輝濬, 1993)와 기형상의 특징으로 보아 중국 한대(漢代)의 종(鍾)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4세기 이후 고구려의 독자적인 기형으로 발전된다고 보는 견해(姜敬淑, 1993) 등이 있다. 그러나 3세기대에 이미 이 기종의 선행 형식으로 볼 수 있는 사이장경호류가 있으며, 장경이나 대상파수 등의 속성은 압록강 중류의 청동기시대 토기에서도 보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중국 한대 토기의 영향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사이장경옹은 나팔처럼 벌어진 긴 목과 네 개의 대상파수가 특징이다. 이 기종에 대해서 그간 많은 형식 분류와 편년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대체로 목의 형태를 중심으로 분류가 이루어졌다. 위존성은 목이 꺾이지 않고 곧바로 외반되는 형태(Ⅰ형)와 목이 한 번 꺾여서 외반되는 형태(Ⅱ형)의 두 형식으로 나누고, Ⅰ형은 점차 목이 길어지고 Ⅱ형은 목이 점차 짧아지는 형태로 변화한다고 하였다(魏存成, 1985).
그러나 이러한 목의 형태에 따른 위존성의 분류는 모든 개체에 적용하기 어려운 면이 있으며, 특히 이 기종의 특징이 나팔처럼 벌어진 목이기 때문에 모든 개체들이 정도 차이는 있지만 꺾여서 벌어진 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느 선에서 목의 꺾임 정도를 구분할 것인가 하는 것도 문제이다. 또, 동체부의 형태도 구형과 세장형의 변이가 관찰되는데, 이러한 점도 형식 분류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고려하여 사이장경옹류의 구경비(전체 높이에 대한 구경의 비율)와 동체구율(동체의 둥글기 정도) 속성을 비교하면 5개의 형식으로 분류된다(崔鍾澤, 1999). 각 형식별 특징을 보면 Ⅰ유형과 Ⅱ유형은 구경비는 비슷하지만 동체구율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목 높이의 차이로 보인다. 즉, Ⅱ유형이 Ⅰ유형에 비해 목 높이가 낮은 특징을 가진다. 또, Ⅲ유형은 Ⅱ유형과 동체구율은 비슷하지만 구경비가 높은데 이것 역시 목 높이의 차이로 Ⅱ유형에 비해 Ⅲ유형의 목 높이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Ⅴ유형에 속하는 개체는 토포리대묘 출토품 1점뿐인데, 목도 세장하면서 동체부도 세장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구경도 작은 편이다.
이러한 형식 분류에 의하면 사이장경옹류는 동체부가 둥근 형태에서 세장한 형태 순으로 배열된다. 각 유형의 연대에 대해서는, Ⅰ유형인 마선구1호분 출토품은 고분의 구조상 고구려 전기나 중기(魏存成, 1985), 또는 4세기 후반(東潮, 1997)으로 편년된다. 그리고 Ⅱ유형인 우산하41호분과 Ⅲ유형인 장천2호분은 5세기 중엽으로 편년되고 있다(魏存成, 1985). 이러한 고분의 편년관에 따르면, 사이장경옹류는 Ⅰ유형에서 Ⅴ유형으로의 변화를 상정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동체구율상의 변화로 설명된다. 즉, 사이장경옹류는 동체구율이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바꾸어 말하면 동체가 둥근 것에서 세장한 형태로 변화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그림9).
그림9 | 사이장경옹류 편년표
 
2) 심발류
심발류는 아가리가 넓고 목이 거의 없으며 긴 동체부를 특징으로 하는데, 동체부에 파수가 달려있는 경우는 양이심발류로 세분할 수 있다. 이 기종은 다른 기종과 달리 조질태토가 많으며, 물레나 돌림판을 사용하지 않은 수제품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또, 파수가 부착된 경우 우각형이나 유두형도 있지만 대상파수가 주를 이루며, 대상파수의 경우 단면이 원형인 것이 주를 이루고, 종위상으로 부착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와 같은 종위대상파수 또는 고리형파수는 압록강 유역 청동기시대 토기 이래로 보이는 특징이며, 태토가 조질이라는 점과 함께 심발류가 가장 이른 시기에 등장한 기종의 하나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심발류는 크기에 따라 대·중·소의 세 그룹으로 구분되지만 시간적인 의미는 없으며, 시간의 변화에 따라 동체부의 세장도가 변화한다. 즉, 초기의 심발류는 최대경이나 구경에 비해 기고가 높은 세장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점차 둥근 형태로 변화된다. 또, 심발류보다 양이심발류가 대체로 세장형에 가까우며, 양이심발류가 조금 이른 시기에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속성을 기준으로 심발류는 세 형식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즉 동체부가 세장하고 전체 높이에 비해서 목 높이가 낮은 형태(Ⅰ유형), 목이 짧고 동체부가 볼록한 형태(Ⅲ유형), 그리고 이들의 중간 형태(Ⅱ유형)로 분류가 가능하다. Ⅰ유형에 속하는 하활룡촌8호분 출토품의 경우, 고분의 연대가 가장 이른 시기의 적석총으로 편년되고 있어 3세기 이전으로 편년되고 있다(東潮, 1988). 최근 환인 오녀산성 3기문화층에서 출토된 심발류 역시 세장하고 종위대상파수가 부착된 점 등으로 보아 이러한 유형이 이른 시기에 해당하는 것은 분명하다(遼寧省文物考古硏究所, 2004). 구의동유적에서 출토된 심발의 경우 Ⅲ유형에 속하므로 양이심발류와 심발류는 Ⅰ유형에서 Ⅱ, Ⅲ유형으로 변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심발류의 경우 동체부가 세장한 형태에서 둥근 형태로 변하며, 동시에 목이 짧고 발달된 형태로 변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그림10).
그림10 | 심발류 변천도
 
3) 구형호류
구형호류는 구형의 동체부에 짧게 외반된 목이 달린 것 중에서 동체부에 파수가 부착되지 않은 것들이다. 구형호류는 구연부를 포함한 목의 형태와 동체부의 형태에 따라 3개의 세부 형식으로 구분된다. A형 구형호는 동체부가 대체로 구형을 이루나 최대경이 어깨 쪽에 있으며, 무엇보다도 목과 구연부가 거의 직립에 가까운 것을 특징으로 한다. B형은 동체부가 눌린공모양의 편구형이며, 목은 짧게 직립하다가 밖으로 꺾이는 형태를 하고 있다. C형은 동체부가 대체로 구형을 이루고 있으나 다른 유형에 비해 세장한 형태이고, 목은 외반되어 있으나 B형에 비해 짧은 것이 특징이다(그림11).
그림11 | 구형호류 변천도
A형 구형호류는 주로 우산하고분군의 연접식적석총에서 출토된 것으로, 이러한 적석총의 연대는 대략 4~5세기로 편년되고 있다(吉林省文物考古硏究所·集安市文物保管所, 1993). 그런데, 이와 유사한 형태의 토기가 조양 원대자동진벽화묘와 본계 진묘 등에서도 출토되고 있는데, 이들 고분의 연대는 4세기대로 편년되고 있다(沈白文, 1984). A형 구형호류의 어깨에는 두 줄의 침선을 횡으로 돌려 문양대를 구성하고 그 내부에 중호문을 시문한 예가 많은데, 고구려 토기의 문양 중에서 비교적 이른 시기의 형태로 생각된다.
B형 구형호류는 구형호류 중 가장 많은 구성비를 차지한다. 태토는 조질과 니질이 모두 있으나 니질이 많으며, 문양이 시문된 토기는 1점에 불과해 A형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B형 구형호류 중 발해시기의 민주육대유적 출토품의 경우 목이 짧고 동체부가 납작한 편구형을 이루고 있으며, 고구려 전기로 편년되는 산성하195호분 출토품(耿鐵華·林至德, 1984)의 경우 목이 길고 동체부가 구형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B형 구형호류는 동체부가 구형에서 편구형으로, 긴 목에서 짧은 목으로 변화된 것으로 생각된다.
C형 구형호류는 최대경이 어깨에 있으며, 목이 좁은 유형과 최대경이 동체 중앙부나 중상부에 있지만 어깨가 발달하지 않은 유형으로 세분된다. 전자의 경우 안악3호분에서 3점이 출토되었는데, 어깨에 중호문이 시문되어 있다. 또, 임진강 남안의 파주 주월리유적에서 출토된 토기도 이와 같은 형태이며, 역시 어깨에 중호문이 시문되어 있는데, 안악3호분의 연대로 보아 4세기 중·후반경으로 편년할 수 있다. 구형호류 중 최대경이 동체 중앙부에 있는 것들은 점차 동체부가 길어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구의동이나 아차산 보루에서 출토된 것들은 6세기 대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몽촌토성 출토품은 이보다 약간 이른 5세기 후반경으로 편년할 수 있다.
 
4) 직구호류와 직구옹류
직구호류와 직구옹류는 짧게 직립하는 목을 특징으로 하며, 두 기종 모두 뚜껑을 덮은 채로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나 뚜껑이 함께 확인된 예는 많지 않다. 이 두 기종은 높이 40cm를 경계로 크기에 따라 구분된다. 또, 두 기종 모두 일부 토기에 파수가 부착된 예가 있는데, 실용성이 강조된 것으로 생각된다.
직구호류는 동체부가 편구형인 형태로 변화하는데, 가장 이른 시기의 직구호는 만보정242호분 출토품으로 3세기대에 해당하며, 발해시기까지 계속 사용된다(그림12). 직구옹류는 출토 예가 많지 않은데, 대략 5세기 중반 이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12 | 직구호류 변천도
- 1. 만보정242호분 2. 산성하250호분 3. 아차산3보루 4. 고이산성
 
5) 시루류
시루(甑)류는 동체부와 바닥 형태에 있어서 넓은 것과 좁은 것의 차이가 있으며, 바닥에 굽이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시루류의 시간적인 변화를 잘 보여주는 것은 바닥에 뚫린 구멍의 형태이다. 시루류는 바닥에 뚫린 구멍의 형태로 보아 작은 구멍이 조밀하게 뚫린 것과 가운데 하나의 원공을 중심으로 6개 또는 4개의 구멍이 뚫린 것이 있다. 이 중 바닥에 구멍이 조밀하게 뚫린 것으로 상활룡촌2호분 출토품의 경우는 구연부가 안으로 내경하고 있고 어깨에는 중호문이 시문되어 있다. 이 시루는 기존의 편년안에 따르면, 2세기 말로 편년되고 있으나(東潮, 1997), 일반적으로 중호문은 고구려 중기에 나타나고 있으므로 그렇게 연대를 올려 보기는 어렵다.
또, 우산하고분군에서 출토된 소형 시루류는 적석총의 하한이 대략 5세기경으로 밝혀지고 있으므로(東潮, 1997) 4세기 말이나 5세기로 편년할 수 있다. 이들 우산하고분군에서 출토된 시루류는 바닥의 구멍이 가운데 원공을 중심으로 8개씩 뚫려 있는데, 상활룡촌2호분 출토품의 경우 작은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는 형태이므로 이보다 약간 이른 3세기 말이나 4세기 전반경으로 편년할 수 있으며, 노남리집자리에서 출토된 시루 역시 이와 비슷한 시기로 생각된다.
중·대형의 시루류는 북창 대평리와 지경동1호분 출토품을 제외하면 모두 정제된 형태의 구멍이 뚫려 있는데, 한강 유역 출토품은 가운데 원공을 중심으로 구멍이 6개씩 뚫려 있으며, 고이산성과 국내성 출토품은 가운데 원공을 중심으로 4개씩 구멍이 뚫려 있다. 이 중 국내성 출토품은 원공 주변에 있는 4개의 구멍이 타원형으로 긴 형태를 하고 있는데, 이는 음식을 조리할 때 더 많은 수증기가 올라오도록 설계한 것이다. 따라서 한강 유역 출토품이 고이산성이나 국내성 출토품보다 이른 시기의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성 출토품의 경우 고구려 만기로 편년하고 있으므로(動蜂, 1993), 고이산성 출토품은 6세기 전반, 국내성 출토품은 6세기 후반, 한강 유역 출토품은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경으로 편년할 수 있다(그림13).
그림13 | 시루류 변천도
- 1. 상활룡촌2호분 2. 노남리유적 3. 우산하3317호분 4. 우산하1340호분 5. 지경동1호분 6. 몽촌토성 7. 고이산성 8. 국내성
 
6) 부형토기류
부형(釜形)토기류는 문자 그대로 솥모양의 토기류로 소형 시루류와 함께 고분에서 출토되는데, 고구려에서 실제 철부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점으로 보아 부형토기는 모두 부장용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부형토기류는 굽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구분되며, 굽이 있는 것에서 없는 것으로의 변화가 보이는데(그림14), 이는 철부의 변화와도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趙書勤, 1993). 우산하3105호분 출토품은 시루와 함께 출토된 것으로 대체로 4세기 중엽으로 생각되며, 우산하3501호분 출토품은 이보다 굽이 낮고 동체부가 편구형을 이루고 있어서 5세기 전반경으로 편년할 수 있다. 또, 우산하1897호분, 우산하1815호분 출토품과 지경동1호분 출토품은 굽이 없으며, 지경동1호분 출토 시루와 함께 5세기 중·후반경으로 편년된다. 그 밖에 우산하1493호분 출토품은 굽이 없으며, 어깨가 발달된 형태이고 동체부가 좁고 긴 형태를 하고 있어서 지경동1호분 출토품보다 늦은 6세기로 편년할 수 있다.
그림14 | 부형토기류 변천도
- 1. 우산하3105호분 2. 우산하3501호분 3. 대성산고분군 4. 우산하1493호분
 
7) 동이류
동이(大鉢)류는 구경에 비해 높이가 낮은 자배기모양의 토기를 말하며, 형태상 가장 실용적인 토기이다. 동이류는 구경비, 즉 동체부의 편평도에 따라 세 개의 세부 기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Ⅰ유형은 구경비가 160 미만인 개체이고, Ⅱ유형은 구경비가 160 이상 220 미만인 개체, Ⅲ유형은 구경비가 220 이상인 개체이다.
소형에 속하는 동이류는 Ⅰ유형과 Ⅱ유형만 있으나, 대형 동이류는 Ⅰ, Ⅱ, Ⅲ유형이 모두 있다. 또, Ⅰ유형과 Ⅲ유형의 동이에는 대소 관계 없이 대상파수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동이류는 이와 같이 크기에 의한 대소 차이나 동체부의 편평도에 따라 여러 세부 기종으로 분류되지만, 발해시기의 동경성 출토품은 소형인 경우 Ⅰ유형, 대형인 경우 Ⅰ, Ⅲ유형에 해당한다. 또, 소형(Ⅱ유형) 동이가 출토된 우산하3103호분은 5세기를 하한으로 하는 적석총이므로(吉林省文物考古硏究所·集安市文物保管所, 1993), 늦어도 5세기에는 동이류가 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소형 동이류의 경우 동체부가 낮은 형태에서 높은 형태로 변한다고 할 수 있다. 대형 동이류의 경우 이런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우나, 대체로 동체부가 낮아지는 형태로 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그림15).
그림15 | 동이류 변천도
- 1. 우산하3013호분 2. 몽촌토성 3. 아차산4보루 4. 시루봉보루 5. 고이산성
한강 유역 출토품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보면 동이류는 구연부의 단면 형태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되는데, 구단부가 둥글게 처리되어 밋밋하게 끝나는 형태(A형)와 구단부가 각져서 직선을 이루는 B형, 구단부가 각져서 직선을 이루며 끝날 뿐만 아니라 구단부 하단이 들려서 홈이 파인 C형, 구단부 끝이 사선으로 기울거나 타원형으로 처리되어 있고 하단이 들린 D형으로 나뉜다(최종택, 1995). 그런데, 이 글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자료는 도면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구연부 형태에 따른 분류는 불가능하다. 다만 한강 유역 출토품의 경우를 보면 C형, D형이 대체로 후출하는 형태로 밝혀지고 있다(최종택, 2004).

  • 각주 002)
    좁고 긴 원통형 동체부에 심엽형 투공이 뚫린 보주형뚜껑이 부착된 형태의 토기로 중국에서는 창고형토기로 불린다(耿鐵華·林至德, 1984). 그런데 부여 지방의 백제 토기 중에 이와 유사한 형태의 토기가 연가로 분류되고 있으며, 고구려 토기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서 원래 연통으로 기능하던 토기가 부장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 밖에 아차산4보루에서는 좁고 긴 원통형의 굴뚝이 출토된 바 있어 실제 고구려에서 토기로 연통을 만들어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임효재 외, 2000). 바로가기
  • 각주 003)
    사공정길은 남한 지역에서 출토된 토기를 분석하여 토기의 기능을 세부적으로 분류하였다(사공정길, 2013).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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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종과 기능 자료번호 : gt.d_0009_0010_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