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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통사

4. 고구려군의 구성과 편제

4. 고구려군의 구성과 편제

1) 고구려군의 병종 구성
문헌에 기록된 내용과 안악3호분, 덕흥리고분, 약수리고분 등과 같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행렬도는 고구려군의 병종 구성을 추론해보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
고구려 군사의 병종은 크게 육군과 수군으로 나눌 수 있는데, 수군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육군은 다시 보병과 기병으로 나눌 수 있다. 보병은 무장 상태에 따라 갑주를 착용한 중장보병과 착용하지 않은 경장보병으로 나뉘는데, 벽화의 내용을 보면 경장보병의 비율이 우세하다. 중장보병은 갑주가 보편화된 고구려 중기 이후에 체제를 갖추게 되는데, 조끼 형태의 상의와 투구만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병 역시 병사와 말이 갑옷과 투구 등 장구를 모두 갖춘 중장기병과 병사만 무장한 갑주기병, 병사와 말 모두 무장하지 않은 경장기병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기병의 갑주는 투구와 함께 목과 상의, 팔, 다리 등 모든 부위를 보호할 수 있도록 갑옷을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분벽화에서 보이는 갑주기병은 그 수가 많지 않으며, 중장기병과 경장기병의 비율은 비슷하다. 또한 보병이나 기병 모두 갑주를 착용한 비율이 높지 않으나 기병이 보병에 비해 무장 비율이 높은 편이다(최종택, 2022).
기병은 문헌기록에 보이는 장창인 삭과 활을 주요 무기로 사용하고, 작은 크기의 도를 보조적으로 사용하였으나, 보병은 도, 창(모), 창(극), 활(궁), 쇠뇌(노) 등 다양한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물론 무기에 따라 출현 시기에 차이가 있다. 『위략』에 따르면, 고구려 전기의 무기체계는 원거리 무기인 활, 근접 무기 중 장병기인 모, 단병기인 도가 기본을 이루고 있었다. 그렇지만 『주서』에 따르면, 고구려 후기의 무기체계는 훨씬 다양해져서 원거리 무기는 쇠뇌, 활, 전(箭), 근접 무기 중 장병기는 극, 삭, 모, 단병기는 연(鋋)으로 구성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고분벽화를 보면, 병종별로 사용하는 무기에 다소 차이가 나타난다. 이들 고분벽화는 고구려 중기에 해당하는데, 병종별 무기 구성을 보면 보병은 도끼(부), 창(모), 도, 활+도, 활+창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기병은 활, 창(모), 도 등의 순으로 무기를 소지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를 통해 고구려 중기에 보병의 주력 무기는 전투용 도끼(부)와 창(모), 도이며, 기병은 활과 장창(모)을 주력 무기로 하였음을 알 수 있다(余昊奎, 1999). 그렇지만 이는 벽화에 나타난 모든 무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것이고, 전투와 관련된 장면만을 놓고 볼 때는 창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구려 중기에는 창이 가장 중요한 무기였음을 짐작해볼 수 있는데, 이는 이 시기에 중장기병의 출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보병의 경우에는 소지한 무기에 따라 궁수와 창수, 부월수와 환도수 등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전투 시 이들 병종별 구성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지만, 문헌에 의하면 3세기까지는 주로 기병을 활용한 전투가, 4~5세기에는 기병과 보병을 함께 활용한 전투가 주를 이룬다. 이 시기에 조성된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행렬도에는 행렬의 좌우에 기병이 서고 그 안으로 보병이 열을 짓고 있고, 보병의 수가 기병보다 많다. 즉, 고구려 전기에는 기병이 중심 전력이었으나, 중장기병이 등장하는 4세기 이후부터는 전투에서 기병은 물론이고 보병도 중요시되었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수적으로 보병이 우세하더라도 전투의 주력은 기병이었을 것이다. 이로 인해 무기체계 또한 중장기병에 맞춰 변화하였다. 특히 이 시기에는 중장기병에 대응이 가능하도록 갑옷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전투용 도끼나 협봉형 창이 새롭게 등장하였다.
한편, 문헌기록에 등장하는 전쟁 관련 기사를 검토해보면, 고구려 군대의 병력 규모는 시기별로 차이가 크다(표2). 고구려 전기인 1~3세기에는 대체로 수천에서 2만 전후로 나타나는데, 도성 인근지역이나 중원의 군대와 맞닿아 있는 경계지역에서 주로 전투가 이루어진다. 병종 구성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병이 중심이 된다. 고구려 중기인 4세기 이후에는 국가지배체제의 확립과 함께 왕권이 강화되면서 병력 동원 역시 5만 명 내외로 그 수가 확연히 증가한다. 이 시기의 병종은 기병과 보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군대의 수가 많아진 만큼 전투 역시 교통로를 비롯하여 다양한 곳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양상은 4세기 이후 왕권에 의한 집권력이 강화되고 국가 차원의 병력동원체제가 마련되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된다(林起煥, 1996).
 
2) 고구려군의 편제
고구려 후기의 군사조직은 중앙과 지방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중앙의 군사조직은 5부(部)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중앙의 최고위 무관직은 위두대형(位頭大兄) 이상의 관등이 임명되는 대모달(大模達) 혹은 대당주(大幢主)로, 당의 위장군(衛將軍)에 비견되는 것으로 보아 궁중 숙위를 담당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아래에는 대형(大兄) 이상 관등의 말객(末客)이 있어 군사 1,000명을 통솔하였다. 그리고 말객의 아래에는 다시 당주(幢主)가 있었는데, 군사 100명을 거느렸다.
지방의 군사조직은 행정구역과 같은 체계로 구성되었는데, 즉 지방관이 해당 지역의 지방군까지 통솔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원(翰苑)』 고려기(高麗記)에 따르면 고구려 지방통치의 중심지인 대성(大城)에는 최고 지방관인 욕살(褥薩)이 파견되는데, 이는 당의 지방관인 도독(都督)에 해당한다. 그 하위의 지방관으로는 말객의 다른 이름인 군두(郡頭)가 있다. 그리고 최하위 지방관인 누초(婁肖)와 백두(百頭) 역시 무관직인 당주와 대응시켜 볼 수 있다(林起煥, 1996).
한편, 아차산 일원의 고구려 보루군에서는 다수의 무구류가 출토되었다. 특히 화재로 폐기된 한강변의 구의동보루에서는 다른 아차산보루와는 달리 아궁이에 철솥이 얹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토기와 철기를 비롯한 고구려 완형 유물이 다량으로 확인되어 고구려 군사조직 중 가장 작은 단위라고 할 수 있는 초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들 고고자료를 통해 6세기 전반경 고구려군의 편제를 추정해보면 다음과 같다.
구의동보루에서 출토된 무기류는 대도 2점, 창(모) 10점, 전투용 도끼(부) 4점, 철촉 1,300여 점이다. 이 중 대도는 지휘용으로 겸장하였으며, 전투용 도끼는 근접전에서 부대원이 공용으로 사용한 무기였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4세기 이후부터는 고구려군의 주력 무기가 창으로 일원화되는 점을 고려해볼 때, 구의동보루에서는 10명의 병사가 주둔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하여 『신당서(新唐書)』에는 당의 군대조직을 “병사(士)는 300인이 단(團)을 이루고, 단에는 교위(校尉)가 있다. 50인은 대(隊)를 이루고, 대에는 정(正)이 있다. 10인이 화(火)를 이루고, 화에는 장(長)이 있다”라고 전한다. 즉, 구의동보루에 주둔하였던 병력은 당의 화(火) 조직과 비교가 가능하다(최종택, 2009).
반면 『진서』에는 “5인이 오(伍)가 되고, 5오는 양(兩)이 되며, 3양은 졸(卒)이 되고, 5졸은 여(旅)가 되고, 5여는 사(師)가 되고, 5사는 군(軍)이 된다”는 기록이 전한다. 이로 인해 오(伍)의 2개 단위가 구의동보루에 주둔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김성태, 2005).
이 밖에도 아차산4보루에는 구의동보루와 유사한 면적의 온돌 단위가 10개 확인되므로 100여 명의 병사가 주둔하였음을 추론해볼 수 있다. 이에 아차산 일원에서 확인된 보루를 모두 합하면 6세기 전반 아차산 일원에는 약 2,000여 명의 고구려군이 주둔하였던 것으로 추산된다. 그리고 이상의 추론이 타당하다면 아차산4보루와 같은 대형급 보루에는 누초 또는 백두에 해당하는 지휘관을 상정해볼 수 있으며, 나머지 아차산과 용마산의 개별 보루에는 말객 또는 군두에 해당하는 지휘관이 파견되었을 가능성이 있다(최종택,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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