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군의 모미지야마 신사 참배와 쇼군의 마상재 관람에 관한 논의
一. 동 17일, 오늘 모미지야마(紅葉山)주 110로 [쇼군께서] 신사 참배를 하시니, [요시나리는] 예복(直垂)주 110 차림으로 모미지야마에 참배하시어 전례와 같이 고쿠쇼(御供所)주 110에서 대기하셨고, 로주님들은 반야(番屋)주 110에서 기다리셨다. 도쿠(道句)를 보내 잠시 오라는 연락이 와서 가셨더니, 가몬노카미님·시모우사노카미님·사누키노카미님이 나란히 앉으셔서 쇼군의 마상재 관람과 조선인의 쇼군 알현을 분부하신 일 등에 관해 상담하셨다. 곧이어 쇼군께서 참배를 하실 때 전례대로 사당(御廟) 옆에서 대기하다가 쇼군을 뵈었다. 쇼군이 돌아가신 후 사당에 참배를 마치고 물러날 때, ‘공무가 있으니 오시(午時)주 110에 등성하라’는 전갈이 와서 등성하셨다. 오이노카미님·사누키노카미님·이즈노카미님이 “쇼군님의 마상재 관람은 내일과 모레, 이틀 중 하루이니 그 준비를 위해 알린다”고 하셨다. [조선] 역관과 마상재인의 쇼군 알현에 관해서는 오늘 아침 모미지야마에서 상의했으니, 그들 네 명의 관직을 적어서 로주님들께 제출했다. 로주님들이 “조선인의 쇼군 알현에서 곡예사 2인은 마당에서 배례(庭拜)하게 하라”고 하셔서, “이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말씀하신 내용을 전달해 보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로주님들이 “이전에 보초로가 조선에 건너갔을 때 귀하의 사신이라는 이유로 마당에서 배례했다고, 이번 잇켄을 조사했을 때 보초로가 말했다. 그러면 그들도 마당에서 배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셨다. “답변드렸듯이 분부하신 내용을 전달해보겠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조선인들에게] 지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이전에 통신사가 왔을 때 역관인 동지(同知)와 판사(判事)는 게단(下段)주 110에서 절을 했고 군관(軍官)은 툇마루(廣緣)에서 절을 했습니다. 오늘 전례와 달리, 마당의 모래에서 배례하도록 하면 ‘어떤 연유로 이제 와서 그렇게 하라는 거냐’며 이상하게 여길 것입니다. 마상재인의 도해는 전례가 없지만, 쇼군께서 부르셨기 때문에 서둘러 건너왔습니다. 그런데 구례(舊禮)를 어기고 예식을 바꾸어서 이상하게 여기게 된 상황에, 설령 [이쪽이] 밀어붙여서 배례가 마무리되어도 도리에 합당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어쨌든 이 일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로주님들도 “그러면 배례는 통신사 때의 전례에 준해서 행하고, 관계(官階)를 적은 문서는 도슌(道春)에게 건네시오”라고 하시어, 위 문서를 도슌님께 드렸다. 마상재의 종목을 적은 문서도 제출했더니 “쇼군께서 말씀하시면 드릴 것이다”라고 이즈노카미님이 말하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