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서 초고의 열람
一. 동 27일, 아침 일찍 이즈노카미님의 저택에 가서 맹세서의 초고를 보여 드렸다. 이즈노카미님은 “맹세서의 취지가 지당하다. 하지만 이렇게 자세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될 정도이다. [쇼군이] 보셨을 때 어떻게 말씀하실지 헤아리기 어렵지만, 우리들은 달리 의견이 없으니 이것을 오이노카미님·사누키노카미님에게도 전하라”고 하셨다. 곧바로 오이노카미님 댁으로 가셔서 “매번 말씀드린 대로 이번 잇켄을 잘 처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맹세서의 내용을 지금 일단 보시고 의견을 더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신불(神佛)의 가호(冥加)를 얻기 위해서이니 서툰 문장이지만 정서하고 날인하여 여러분께 보여 드리고자 합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오이노카미님이 맹세서를 보시고, “서면에 문제는 없다. 맹세서에 미치지는 않지만 인정(人情)에 호소하는 것이 평범한 자의 습속이니, 맹세서로 말씀 올리는 것이 지당하다”고 하셨다. 또한 이르시기를, “이런 일은 증거를 위해 오메쓰케(大目付) 한 명을 추가하는 것이니, 현직자 중 한 명을 초빙해야 한다”고 하셔서, 고운인님이 “제가 초청하더라도 오시지 않을 겁니다. 정해 주십시오”라고 말씀드리니, 오이노카미님이 “그러면 사누키노카미님·이즈노카미님과도 의논해서 답을 주겠다”고 하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