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飛船)만 보내고 세견선(歲遣船)을 보내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도해(渡海)를 청하는 의견
一. 동 9일, 사누키노카미님 댁에 가셨다. “전에 말씀드린 세견선 도해는 다소 이윤이 있는 일이라 꺼려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꼭 도해를 하겠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부산포에 배치해 둔 가신이 고작 1명이라 조선의 평판도 좋지 않고, 여러 일들을 논의하기에 한 사람의 생각만으로는 불안한 부분이 있어서, 이전처럼 여러 명을 보내고자 합니다”라고 말씀드리니, 사누키노카미님이 “사선(使船) 왕래에 관해서는 일전에 에도성에서 논의한 적이 있다. 잇켄이 해결된 이후 비선만 보내고 세견선을 보내지 않는 것을 저 나라가 이상하게 생각할 테니, 이전처럼 슬슬 도해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하셨다. 또한, 고운인님이 “통신사의 일로 조선에 보내는 서한은 어떻게 할까요?”라고 여쭈자, 사누키노카미님이 “이 일은 귀국을 허가받아 쓰시마로 돌아가서, 사선(使船)을 도해시키는 일 등이 이전처럼 된 이후에 분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세한 것은 휴가를 허가받을 때 쇼군의 뜻을 받들어 지시하겠다”고 하셨다. 고운인님이 거듭 말씀드리기를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막부의 업무로 바쁘시니 사전에 지시를 받고 싶어서 이렇게 말씀드린 것입니다. 그러면 조선에 관한 사안은 소 사누키의 판결이 끝나고 나서 여쭙도록 할까요? 진행 중인 긴급 사안은 그 이전에 말씀드려도 상관없을까요?”라고 하자, 사누키노카미님이 “소 사누키 처벌은 사형에 이를 정도의 사안은 아니다. 어쨌든 막부의 업무는 사누키에 관여할 것이 없으니 사양하지 말고 보고해도 된다”고 답하셨다. 또한, 맹세서에 관해 말씀드리기를 “저의 맹세서에 대해 오이노카미님의 언급이 없어서 아직 날인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오이노카미님에게 문의를 드려야 할지요?”라고 아뢰니, 사누키노카미님이 “맹세서를 살피는 일을 오이노카미님 한 사람에게 요청하면 사양하실 테니 로주들이 모였을 때 결정할 것이다”라고 하셨다. 또한 이번에 마상재 일행이 데려온 말 4필을 헌상하려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쭈었더니, 사누키노카미님이 “쇼군께 보고드리기는 했으나 아직 어떤 말로 할지 결정되지 않아 지시가 늦어지고 있다. 들은 내용을 이즈노카미님·분고노카미님과도 상의하라”고 하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