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해결되었다고 조선에 알리는 일문(日文) 문서 초안 및 기청문(起請文) 전서(前書)
一. 동 4일, 사시(巳刻)에 등성하셨다. 오쿠고자(奧御座)주 790에서 이번에 귀국을 허가해 주신 이유, 조선의 일이 해결된 것에 관해 직접 숙의하셔서 말씀하셨고, 쓰기노마(次之間)주 790에서 가타비라·홑겹 옷·은을 받았다. 어전에 나아가 감사 인사를 올리고 물러났다. 가몬노카미님·사누키노카미님과 조선 및 그 밖의 용무에 관해 상담하셨다. 또한 잇켄이 해결되었음을 조선에 알리는 문서 초안의 일문을 로주님들이 개삭하여 건네주셨다.
일문
최근 부젠이 꾀한 불의는 주종의 도리도 어기고 조선 통교에 관해서도 여러 가지로 말씀 올렸기에, 지난 겨울 이래 조사를 했고 매년 가던 송사(送使)의 도해도 중지했습니다. 3월 11일 에도성에서 그것을 재판하여 모든 것을 명백하게 명하신 결과, 저에게는 잘못이 없으니 이전처럼 섬을 지배하게 하셨고 특히 조선 교섭을 이전처럼 지시하셨습니다. 부젠은 조선과 친하게 지내며 중간에서 사적으로 비법(非法)을 많이 저질러서 멀리 유배형에 처해졌습니다. 그리고 보초로·소 사누키·류호인, 이들 역시 저지른 잘못에 근거하여 유배형에 처해졌습니다. 그밖에 중벌을 받는 자로는 시마카와 다쿠미와 부젠의 수하 마쓰오 시치에몬이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이 일의 자세한 사정은 말 타는 사람들과 함께 왔던 두 명의 역관(兩使)이 보고 들은 내용을 틀림없이 전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엄밀하게 조사해서 좋은 결말로 끝났기에 조선으로서도 변함없이 만족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관례대로 송사(送使)를 보내겠습니다. 일본과 조선의 통교도 이전처럼 틀림없이 수행하라는 분부이셨습니다. 그러하니 조선도 성신(誠信)의 도리를 중대하게 생각하여 주십시오. 만사가 기쁘기를 기원합니다.
기청문(起請文) 전서(前書)
一. 이번에 저의 사건을 여러 번 조사하셨고, 특히 에도성으로 부르셔서 들으셨습니다. 저에게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셔서 이전처럼 쓰시마 지배를 계속하게 하셨습니다. 모든 일에서 막부를 섬김에 틀림이 없을 것이며, 평판과 내실이 오로지 당대의 높은 은혜 때문이니 감사히 생각합니다. 신불(神佛)의 가호가 지극하여 가문의 면목에 지나침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저 같은 사람이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뼈를 가는 충절을 다하고, 털끝만큼도 두 마음을 품지 않으며 그 뜻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一. 막부를 어기는 자들과는 일체 논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一. 분부하신 법도 등을 어기지 않을 것입니다.
一. 일본과 조선의 통교에서 일본을 소중히 생각하고 막부에게 나쁜 일은 조금도 행하지 않겠습니다. 어떤 일이라도 조선에 마음이 이끌리고 일본을 생각하는 마음이 바뀌어서, 꺼림칙할 짓을 저지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또, 일본이나 조선 어느 쪽에든 막부의 정탐사가 파견되었음을 듣게 되어도, 친척이나 집안사람이라 하더라도 한 마디도 발설하지 않을 것입니다.
一. 조선의 단속 등을 가업(家業)처럼 수행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거듭거듭 깊은 은혜를 입었음에 감사드립니다. 어떠한 일이라도 분부하신 바를 지키고, 그 뜻을 모두 신속하게 받듦에 허술함이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높은 은혜를 자자손손 조금도 망각하지 않겠습니다.
일언반구라도 거짓된 마음을 품는다면 운운(云々)
위 두 장의 문서를 받아서 물러나셨다. 직접 로주님들께 청원하셨고 막부의 관리들께 가서 감사 인사를 드렸다.
〃 같은 날 밤, 오이노카미님이 사자를 보내 용무가 있으니 내일 아침 사누키노카미님·오이노카미님 두 분께 편할 때 오라고 하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