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흔 등이 삼봉도의 정황을 파악한 후에 초무사를 보내자고 하였으나 들어주지 않다
사료해설
경연에서 시독관(侍讀官) 김흔(金訢) 등이 삼봉도 초무사(三峯島招撫使) 파견을 미뤄줄 것을 건의한 내용이다. 김흔 등은 삼봉도(三峯島)의 유무가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김한경(金漢京)이라는 사람의 말만 믿고 바람과 파도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2백여 명이나 되는 사람을 파견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먼저 물길에 익숙한 사람을 보내어 삼봉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은 후에 초무사(招撫使)를 파견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이러한 사실은 조선 정부가 동해에 존재하는 섬의 탐색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원문
○御經筵。 講訖, 侍讀官金訢啓曰: “三峯島招撫使, 今將發行。 昔茂陵人黃眞, 因捕魚, 偶到桃源, 見先世避秦者, 而其後漁人迷路者非一, 無見所謂桃源者。 三峯島有無, 渺不可知, 而信一金漢京之言, 以二百餘人, 犯風濤不測之險, 臣甚危之。 請先遣慣水路者二三人, 的知後, 可遣招撫使。” 上曰: “是則與桃源之說有異。 予聞永安北道之民, 逃散者頗多, 意必潛投此島, 自作一區, 若不招來, 萬無自還之理。” 仍(聞)〔問〕左右, 領事盧思愼、知事徐居正對曰: “的知有此島後, 遣之可矣。” 不聽。
번역문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강(講)하기를 마치자, 시독관(侍讀官) 김흔(金訢)이 아뢰기를,
“삼봉도 초무사(三峯島招撫使)가 이제 장차 길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예전에는 무릉(茂陵) 사람 황진(黃眞)이 고기잡이 일로 인하여 우연히 도원(桃源)에 도착하였다가 선대[先世]의 진(秦)나라의 난리를 피해 와 있는 자를 보았다고 하였는데, 그 뒤에 어부들이 길을 잃은 자가 한 사람만이 아니었지만 이른바 도원이라는 것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삼봉도(三峯島)의 유무(有無)도 아득하여 정확히 알 수 없는데, 순전히 김한경(金漢京)의 말만 믿고서 2백여 명이나 되는 사람으로 하여금 바람과 파도를 예측할 수 없는 험한 지경을 범하게 한다는 것은, 신으로서는 매우 위험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청컨대 먼저 물길[水路]에 익숙한 자 2, 3인을 보내어 정확히 안 연후에 초무사(招撫使)를 보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이것은 도원(桃源)의 설(說)과는 다름이 있다. 내가 듣건대, 영안북도(永安北道)의 백성으로서 도망해 흩어지는 자가 자못 많다고 하는데, 반드시 이 섬에 몰래 의탁하여 스스로 한 구역을 만들었던 것으로 생각되니, 만약 불러 오지 않는다면 스스로 돌아올 이치가 만무한 것이다.”
하고, 이어서 좌우에게 물으니, 영사(領事) 노사신(盧思愼)·지사(知事) 서거정(徐居正)이 대답하기를,
“이 섬에 있는 것을 정확히 안 뒤에야 보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하였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삼봉도 초무사(三峯島招撫使)가 이제 장차 길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예전에는 무릉(茂陵) 사람 황진(黃眞)이 고기잡이 일로 인하여 우연히 도원(桃源)에 도착하였다가 선대[先世]의 진(秦)나라의 난리를 피해 와 있는 자를 보았다고 하였는데, 그 뒤에 어부들이 길을 잃은 자가 한 사람만이 아니었지만 이른바 도원이라는 것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삼봉도(三峯島)의 유무(有無)도 아득하여 정확히 알 수 없는데, 순전히 김한경(金漢京)의 말만 믿고서 2백여 명이나 되는 사람으로 하여금 바람과 파도를 예측할 수 없는 험한 지경을 범하게 한다는 것은, 신으로서는 매우 위험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청컨대 먼저 물길[水路]에 익숙한 자 2, 3인을 보내어 정확히 안 연후에 초무사(招撫使)를 보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이것은 도원(桃源)의 설(說)과는 다름이 있다. 내가 듣건대, 영안북도(永安北道)의 백성으로서 도망해 흩어지는 자가 자못 많다고 하는데, 반드시 이 섬에 몰래 의탁하여 스스로 한 구역을 만들었던 것으로 생각되니, 만약 불러 오지 않는다면 스스로 돌아올 이치가 만무한 것이다.”
하고, 이어서 좌우에게 물으니, 영사(領事) 노사신(盧思愼)·지사(知事) 서거정(徐居正)이 대답하기를,
“이 섬에 있는 것을 정확히 안 뒤에야 보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하였으나, 들어주지 않았다.